눈치게임 스타트 끊은 1위 한샘, 가구 값 도미노 인상 움직임

한샘·시디즈·에넥스·알로소 줄줄이 가격조정
국제유가·목재값 폭등에 기업도 소비자도 울상

한샘 가격 인상 안내문ⓒ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가구·인테리어 1위 한샘이 침대·소파·책장 등 주요품목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앞으로 가구업체들의 가격 조정이 잇따를 전망이다.

가격을 올린 업체들은 원부자재비, 물류비, 인건비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판매가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 구매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이달 4일부터 침대·소파 책장 등 가구 품목 가격을 전체적으로 4% 올린다. 지난 2월 창호와 도어, 3월 부엌·바스·마루·벽지 가격을 4%가량 인상한데 이어 이번엔 주요 가구 품목 가격을 조정했다.

퍼시스그룹의 계열사이자 국내 의자 1위 브랜드 시디즈는 이달 1일부로 전체 370여개 품목 중 절반인 19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퍼시스그룹 소파 브랜드 알로소도 지난달 4일부로 일부품목(소프트토넬로 가죽 적용 제품) 판매가를 약 5% 인상했다.

부엌가구 전문 에넥스는 5월1일부터 주방가구 전체 품목(총 12개) 가격을 5%에서 최대 10%까지 인상한다.

붙박이장·현관장·도어 품목 등은 기존 제품 가격에 대한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원부자재 상승분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케아코리아도 올해초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9월 400여개 가구 제품 가격을 평균 약 8% 조정했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전시된 가구, 인테리어용품. 2021.2.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들 기업은 원부자재비 상승, 물류난에 따른 컨테이너 운임 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올려야 실적 악화를 방어할 수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폭이 너무 크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도 실적이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 수차례 가격을 올렸지만 연간 실적은 좋지 못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와 목재값이 급등하면서 올해 전망 역시 밝지가 않다.

올해 초 유가 상승 추세는 지난해와 달리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상승 국면에도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지 않았다.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며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은 후 현재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제품인 PVC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PVC는 창호, 바닥재, 파이프, 배관 등 다양한 건자재로 활용된다.

대한민국목재산업박람회' 사진(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2021.10.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산 목재수급이 불안정해진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러시아산 제재목은 최근 몇 년 새 수입이 급증했다.

글로벌 목재시장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이들 원자재가 글로벌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공급부족에 따른 수급불안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목재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국내 시장에서도 원자재 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가구·인테리어 원자재로 쓰이는 러시아산 스프루스 제재목 2월 가격은 전월대비 5.2% 올랐다. 업계는 3월부터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가격에 대거 반영돼 전월대비 20% 이상 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자들 사이에선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샘도 이번 가격인상 주된 이유로 목재 기반 주요원자재인 PB(파티클보드)와 MDF(중밀도섬유판)의 가격 상승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내 가구 가격 상승폭이 지난해보다 더 가팔라질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 수차례 소비자 가격을 올렸음에도 원자재비와 물류비 인상 여파에 실적이 좋지 못했다"며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영 여건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실보전을 위한 가격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