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싸우는 택배기사들 "햇빛 가림막도, 선풍기도 1대 없어요"

"폭염 안전 대책 마련해 달라" 호소…폭염 대비 안전수칙 전무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20일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앞에서 한 택배 노동자가 집하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온라인 주문이 폭증해 택배 노동자들은 코로나19와 폭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택배기사들이 폭염에 대비한 안전수칙 등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택배사에 요구하고 나섰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택배를 분류·배달하는 직원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어서다. 특히 지방 물류터미널은 선풍기조차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21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연일 폭염에 택배기사들이 건강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만간 각 택배사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강민욱 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폭염으로 일사병 등 택배기사가 만약 불미스런 사고를 당할 경우 즉각적으로 작업을 중지하고 건강이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빠르게 시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만간 각 택배사에 공문을 보내 이같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주는 '열돔' 현상이 나타나며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택배기사들의 건강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전국의 택배가 한자리에 모이는 일부 지역 물류센터는 대형 선풍기 1대도 없는 등 열악한 상황이다. 폭염에 무방비인 셈이다. 택배기사들은 찜통인 물류센터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휴게실과 서브터미널 등에 최소한의 선풍기, 제빙기 등을 비치해 달라고 본사에 요구하고 있다.

한 택배기사는 "CJ대한통운 작업장은 그나마 괜찮은데 다른 택배사 작업장 상황은 정말 열악하다. 서울은 괜찮은데 지방으로 갈수록 시설이 형편없다"며 "코로나19로 마스크도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물류작업 할 때 더위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야외에 위치한 일부 서브터미널에는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는 가림막이 없는 곳도 있는 현실이어서 제대로 된 폭염 대책이 있을리 만무하다.

각 택배사들은 휴게실과 물류터미널에 물을 비치하고 에어컨 점검, 음수대 설치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 택배사 관계자는 "혹시나 발생할 불미스러운 상황을 우려해 각 지점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추가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