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보다 재난지원금…권칠승 장관 "급한 불부터 끄자" (종합)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K-유니콘' 호소…"성장이 두렵다, 규제 철폐해달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취임 1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손실보상제 논의보다 5차 재난지원금을 활용해 소상공인에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또 권 장관은 복수의결권, 스톡옵션 활성화 등을 통해 제2벤처붐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중대재해법은 앞으로 현실에 맞춰 즉각 개정하고, 중고차 문제는 장기화 될 경우 행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최저임금 문제는 아직 답변할 상황이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권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 마루180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법제화는 법리논쟁에 빠져 논의조차 안되는 상황"이라며 "논의는 별도로 하고 급한 불을 먼저 끄는 지원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실보상제에 대한) 법리 논쟁에 빠져서 버팀목자금 플러스가 나간 이후 (추가 지원이) 논의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며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방식을 동시에 (논의)하는 게 실제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장관은 손실보상제 논란에 함몰되기보단, 5·6차 재난지원금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사실상 중기부로서는 손실보상제보단 재난지원금에 좀 더 정책적인 무게 중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강남구 마루180에서 열린 취임 1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제2벤처붐 박차 "스톡옵션 활성화, 복수의결권 마무리할 것"

권 장관은 이날 복수의결권, 스톡옵션 활성화 등을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2벤처붐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제도 활성화를 통해 우수한 인력이 벤처스타트업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벤처기업 경우 스톡옵션 행사 시 비과세 한도가 3000만원인데, 이 한도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세 기준 역시 주식 매입가격으로 적용해야 하며, 스톡옵션 차익도 자본소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기 보유시 세율을 완화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벤처 투자의 경우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M&A펀드 확대 등을 관계부처와 협업해 추진하겠다"며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복수의결권 도입 등 기존에 추진 중인 제도 개혁을 차분히 마무리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청년층 창업활성화 대책'을 마련 오는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권 장관은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며 "유망한 벤처스타트업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가 취직하도록 매칭 기회를 확대하는 등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권칠승 중기부 장관, 박재욱 쏘카대표,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 유효상 숭실대 교수, 김종윤 야놀자 부문 대표(왼쪽부터)는 27일 서울 마루180에서 좌담회가 끝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2021.05.27 ⓒ 뉴스1

◇ "중대재해법, 현실 맞게 민첩하게 고칠 것"…중고차 문제, 일정 시간 지나면 행정력 개입할 수 밖에

권 장관은 이날 중대재해법, 중고차, 최저임금 등 예민한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먼저 "중대재해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 나올 것"이라며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즉시 고쳐나가는 민첩성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고(故) 이선호 군은 지난달 22일 오후 4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나무합판 조각을 정리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아래에 깔려 숨졌다. 사고 당시 이 군은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없는 가운데 현장에 배치됐고, 안전 장비도 지급받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중대재해법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는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장기화할 경우, 양측 이해를 구하고 행정 절차를 밟겠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우선 "이미 내용을 검토하고 결론을 냈어야 하는 상황인데, (늦어진 것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양쪽이 합의해서 상생하는 방안으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지만, 그래도 해결이 안 될 경우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9년 11월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 업종에 대해 '부적합'으로 의결했다. 동반위 결정 후 중기부는 약 1년 반 동안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 여부를 아직 결론짓지 않고 있다.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은 대기업 등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대응해 영세 상인, 사업자들의 업종·품목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진출을 막는 제도다. '부적합'은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 의결이다.

업계에서 가장 민감한 내용인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이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행사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인상·인하·동결 등에 대한 입장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서 다각적으로 입장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 착수했지만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경영계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업종별 차등적용' 문제를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지난 2년 동안의 낮은 인상률에서 벗어나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