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유럽에서 가구 쇼핑하는 기분"…'가구 편집숍' 에이스에비뉴 청담점

'알플렉스'·'박스터'·'리바1920'·'포라다' 등 유수 가구브랜드 입점
최고가 소파 2만유로 넘기도…"젊은층 방문 비율도 높아"

에이스침대 에이스애비뉴 청담점 전경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보고 계신 알플렉스 대리석 테이블의 가격은 4640유로입니다. 별도로 판매하는 의자는 개당 1251유로에요"

매장에 전시돼 있는 수입가구들을 살펴보는 도중 옆에 있던 직원이 상품의 가격을 '원(₩)'이 아닌 '유로(€)'로 설명했다. 마치 실제로 유럽의 명품 매장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직원은 "당일 유로 환율에 따라 원화로 결제하면 됩니다. 각종 세금 등 거품 없이 오로지 가구 자체의 가격만 지불할 수 있어요"라며 다른 브랜드가 있는 다음 층으로 안내했다.

지난 5일 오전 방문한 에이스에비뉴 청담점의 풍경이다. 이곳에선 에이스침대의 대표 제품들은 물론 '알플렉스(Arflex)', '박스터(Baxter)' 등 다수의 해외 유명 명품가구 브랜드를 만날 수 있었다.

◇지하 2층·지상 6층 총 472평 규모…'루이비통' 등 명품잡화 매장과 나란히지난해 5월 문을 연 에이스에비뉴 청담점은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청담 명품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청담점 왼쪽에는 오메가, 오른쪽에는 프라다 매장이 있고 맞은편에는 루이비통, 몽클레르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브랜드의 매장들이 즐비한 곳 사이에 있다.

유럽의 최고급 명품 가구 브랜드를 전 세계 하이엔드급 브랜드들이 모인 청담 명품거리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곳에 매장을 열었다.

청담점은 지하 2층, 지상 6층의 1560㎡(470평) 규모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에이스에비뉴 부산점의 연면적이 2802㎡(847평)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넓지 않다. 하지만 프리미엄급 가구들 중에서도 핵심 브랜드 제품 360여 종을 모아놨다. 양보다는 질인 셈이다.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 지정된 장소에 주차를 하고 전시장의 주 출입구를 들어서니 열화상카메라가 기자를 반겼다. '36.6도'라는 정상 체온 표시가 확인되자 전시장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먼저 1층에는 '카페 에이스에비뉴(CAFE ACE AVENUE)'가 운영되고 있었다. 카페 에이스에비뉴에서는 에이스에비뉴를 방문한 고객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들로 구성된 공간에서 티타임을 가질 수 있다. 가구매장과 일상을 결합한 독특한 시도다.

아이스라떼를 주문한 뒤 잠깐 소파에 앉았는데 직원이 다가왔다. "앉고 계신 그 소파가 '박스터' 제품인데요. 2만 유로가 넘습니다"

이말을 듣고 순간 '일어나야 하나? 더 앉아 있어도 되나' 하는 고민이 들었다.

카페 에이스에비뉴에 있는 '박스터' 소파. 소파만 2만유로가 넘는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맨 먼저 2층으로 향했다. 2층은 이태리 모던소파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연 '알플렉스' 가구들이 전시돼 있다. 직원은 "1940년대까지 소파는 주로 말 털이나 면과 같은 천연재로 제작돼 다소 불편하고 내구성도 낮아 오래 사용하기가 어려웠다"며 "알플렉스는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스펀지, 고무, 우레탄 등을 섞어 만들어낸 폴리우레탄폼으로 최상의 착석감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 알플렉스 소파는 대부분 좌식·입식 생활이 모두 편하도록 다리가 낮은 것이 특징이었다. 특히 '할리우드' 소파의 경우 심플한 디자인에 모듈형으로 제작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알플렉스의 소파에 앉아 보니 과하게 푹신하거나 딱딱하지 않은 적당한 쿠션감에 안락함이 느껴졌다.

3층에서는 엄선한 가죽으로 유니크한 가구를 선보이는 '박스터' 가구들을 만났다. 박스터는 매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이슈메이커로서 자리를 공고히 하며 유럽의 '셀럽'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구다. 가죽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데도 올드한 느낌 없이 세련되고 럭셔리한 느낌의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클래식함과 트렌디함이 공존하는 가구들 틈에 둘러싸여보니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의 집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시장 곳곳에는 영어로 된 '고서'가 비치돼 있어 유럽 감성을 살렸다.

박스터 침대 프레임. 고급진 가죽 질감이 특징이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한고은 화장대'로 유명한 리바1920…나무가 가진 자연 그대로의 멋 구현

4층에는 100여년 간 자연과 인간·가구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의 공존을 연구한 자연 친화적 가구 브랜드 '바1920(Riva1920)'가 전시돼 있다. 가죽이나 패브릭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박스터, 알플렉스와 달리 이 곳에는 들어서자 마자 원목 느낌의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은 "최근 친환경적인 가구를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리바의 수요도 많다"며 "리바 가구는 장인이 한땀 한땀 오일링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원목가구 특유의 뒤틀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곳에서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배우 한고은의 집에서 노출된 원목의 스탠딩 화장대를 볼 수 있었다. 양쪽 수납장 문을 열면 거울이 들어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 문을 닿아놓으면 화장대인지 모를 정도로 깔끔하다.

800만원대의 이 제품은 사용 용도에 따라 화장대나 와인셀러, 각종 수납장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한고은 화장대로 알려진 리바1920의 화장대ⓒ 뉴스1 문대현 기자

5층은 원목을 전통 기법의 수작업으로 생산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을 살린 '포라다(Porada)' 제품의 전시 공간이다.

포라다의 암체어 컬렉션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포라다의 철학이 잘 반영됐다. 심미성과 기능성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암체어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도 평가 받는다는 게 에이스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앉아보니 적당한 푹신함은 물론 팔걸이 부분이 곡선으로 구현돼 있어 인체 공학적 가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갤러리로 사용되는 6층·에이스침대 대표 상품 있는 지하층

2, 3, 4, 5층에서 고급 가구들을 경험하고 6층으로 향했다. 6층의 공간은 예술 갤러리와 같이 구성된 인테리어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지난해 말 이 공간에서는 갤러리 소연(Gallery S)과 함께 'First Exhibition' 전이 진행됐는데 현재는 진행 중인 기획전이 없어 비어 있었다.

에이스침대 직원은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구와 미술이 한 공간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세련되고 격조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취지"라며 "프리미엄 가구 편집숍답게 유럽 유수의 명품가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서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과 2층에는 각각 하이엔드 라인인 '에이스 헤리츠'와 에이스침대가 전시돼 있다. 지하 2층에 도착하자마 든 생각은 침대 갤러리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풀 세팅된 침대 여러 개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디스플레이돼 직접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다양한 제품 중 일명 '박보검 침대'라 불리는 라노떼(LANOTTE)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탈리아어로 밤이라는 의미의 라노떼는 이름 그대로 아늑하고 차분한 느낌을 표현한 제품이다. 무광의 금속 느낌 몰딩이 마치 호텔 침대처럼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선사했다.

에이스에비뉴 지하 1층 에이스헤리츠 내 수면 체험 공간. ⓒ 뉴스1 문대현 기자

이후 지하 1층으로 자리를 옮겨 에이스 헤리츠 제품들을 둘러봤다. 에이스 헤리츠는 최상의 소재와 에이스침대의 첨단 기술력이 결합된 하이엔드 라인이다. 특히 이 곳에는 조명을 어둡게 해둔 공간이 있는데 방문 고객이 실제 자신의 침실인 양 2시간 가량 잠을 자고 갈 수도 있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수면 체험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에이스 직원은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제품들이 많지만 생각보다 젊은 층들도 종종 방문하며 명품 가구를 체험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연령층 구분 없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명품 가구를 찾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에이스에비뉴는 예술과 가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신개념 가구 매장"이라며 "일상 속 예술이 되는 트렌디한 가구를 만나볼 수 있는 에이스에비뉴에서 예술의 경계로 들어온 가구를 만나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