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나달·페더러와 연습게임을?"…이제 테니스도 스크린 시대
뉴딘콘텐츠, 비대면 시뮬레이터 '테니스팟' 인기
연습·대전모드, 아케이드 등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즐길 수 있어
- 문대현 기자
(김포=뉴스1) 문대현 기자 = "타점을 좀 더 앞으로 두고 치세요"
스크린에서 나오는 테니스공을 라켓으로 힘껏 휘두르자 스크린에서 타점을 앞으로 두고 치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자세 교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스크린과 마주하며 30분 정도 연습을 더 진행한 뒤 상급자용 연습에 돌입했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이 스크린에 등장했고 공을 쳐줬다.
오른쪽 왼쪽 가리지 않고 빠르게 튀어 나오는 공에 끌려다니다 보니 설정된 연습시간 5분이 5시간처럼 느껴졌다. 연습을 마치고 목을 축이러 정수기를 향해 걸어가는 기자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비대면 레슨과 연습이 가능한 스크린 스포츠 시뮬레이터를 도입하는 실내 체육시설이 늘고 있다. 특히 뉴딘콘텐츠의 스크린테니스 시뮬레이터 '테니스팟'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테니스는 1970~1990년대 사이 생활체육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지만 2000년대 들어 아파트 내 주차 공간 확보나 소음 등 민원 제기로 시들해졌다.
그러다 최근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과 '여자 테니스 스타' 전미라 등 유명 테니스인들이 방송에 자주 노출되면서 다시 인기 스포츠로 거듭나는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경수진이 실내에서 테니스 강습을 받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오전 경기 김포시 대곶면에 위치한 실내테니스장 '김포 테니스팩토리'를 방문했다. 500평 규모의 이곳은 '테니스팟'을 도입해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연습과 테니스 경기를 모두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테니스팟의 면적은 1면당 15평 정도다.
◇스트로크, 발리 등 테니스 기술 연마 가능…국내 최초 '랠리 기능'도
테니스팟은 국내 최초로 랠리가 가능한 스크린테니스 시뮬레이터로 대전 모드를 통해 인공지능(AI)과 테니스 대결이 가능하다. 또한 '솔로플레이 모드'에서는 실제 레슨과 흡사한 스트로크·발리, 돌아치기 연습, 상급자 등 총 10여가지의 연습 패키지가 준비돼 있다.
테린이(테니스+어린이, 테니스 초급자를 일컫는 말)인 기자는 연습모드부터 체험했는데 공이 날아오는 속도와 간격까지 조정할 수 있어 수준에 맞게 연습을 할 수 있었다. 포핸드 연습모드에서는 시간을 2분으로 설정해 놓고 양 방향으로 날아오는 공을 포핸드로 쳤다.
시간이 다 흐르자 연습이 종료됐고 스크린에 전체 친 공의 수, 제대로 넘긴 성공률, 놓친 공의 수, 소모 칼로리, 평균 비거리와 속도, 최대 속도 등이 나왔다. 기자의 부끄러운 실력이 탄로나는 순간이었다.
솔로플레이 모드에서는 스트로크·발리, 돌아치기 조금 더 구체적인 훈련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상급자의 수준에 맞춘 '페더러볼', '나달볼' 메뉴가 눈에 띄었다. 호기심에 페더러볼을 선택하니 속도가 빨라 치기 어려웠다.
스크린시설 상단에 위치한 센서는 사용자가 치는 공의 방향과 속도 등을 분석했고 그때 그때 맞는 메시지를 스크린에 띄웠다. 잘 쳤을 때는 'GOOD'이라고 뜨고, 못 쳤을 때는 "타점을 좀 더 앞에 두세요"라는 문구로 독려했다.
연습을 몇 번 반복하다 AI와 대결에 들어갔다. 대결 전 상대의 성별도 고를 수 있었는데 남성은 버거울 것 같은 생각에 여성을 선택했다. 대결을 시작하자 기계에서는 흡사 샤라포바가 경기 때 내는 소리처럼 우렁찬 기합소리가 나왔다. 대결에서 나오는 공은 연습 때 나오는 공보다 확실히 빨라 헛스윙만 수차례. 온 몸엔 땀이 흘렀다.
이후 기자가 휴식을 하는 사이 테니스팩토리의 강사 2명이 '듀얼모드'로 시범을 보였다. 듀얼모드는 AI와 두 명의 사용자가 번갈아 테니스 경기를 펼친다. 쉽게 말해 복식 경기다.
이 모드는 시스템 1대당 2명까지 경기를 할 수 있다 보니 친구나 지인끼리 온 경우 주로 활용된다. 이 역시 종료 후 두 사용자의 평균 비거리, 최고 속도, 평균 속도 등 분석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 김포, 성남 등 '테니스팟' 설치·운영…"국내·해외 각 100개 이상 확대 목표"현재 테니스팟은 서울 송파와 마곡, 부산, 인천, 강원 춘천, 전북 완주, 경기 의정부·김포·성남, 경남 창원 등 전국적으로 실내 테니스아카데미에 운영되고 있다. 뉴딘콘텐츠는 향후 1년 내 국내 및 해외에 각각 100여개 이상의 시스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뉴딘콘텐츠 관계자는 "테니스팟은 스크린테니스만의 고유 센싱 기술로 앞과 뒤, 오른쪽과 왼쪽 등 운동 반경이 넓은 테니스의 특성을 넉넉히 구현할 수 있는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며 "테니스 특성에 맞춰진 정밀한 센싱 알고리즘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층 현실감 있는 테니스 경기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저와 시스템 간 랠리가 가능해 시스템만으로도 실제 코치 레슨의 60~70% 정도에 해당하는 역할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점주 입장에서는 1:1 레슨 방식과 동일한 효과의 1:다(多) 레슨 방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서울시 송파구에 신규 오픈한 A 실내 테니스장의 경우 테니스팟 도입 이후 약 200%가량 회원수가 증가했다. 경기도 남양주 소재의 B 테니스장도 스크린테니스 마케팅 효과로 월 회원 수가 400% 가까이 늘어났다.
김포 테니스팩토리의 경우 2019년 오픈과 동시에 테니스팟을 설치했는데 이후 꾸준히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테니스팩토리 관계자는 "지난해 실내체육시설 집합 금지 때는 신규 회원 문의가 없기도 했지만 그 시기를 제외하면 기존 회원은 꾸준히 유지되고 신규 문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사와 테니스 강습을 진행한 수강생이 집에 가기 전 테니스팟을 이용해 개인 강습을 하고 가는 경우도 있고, 기존 수강생이 아니어도 테니스팟만 이용하기 위해 시설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스타크래프트의 배틀넷처럼 다른 곳에서 각각 테니스팟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한 서버에 접속해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더 많은 이용객들이 테니스팟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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