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中企피셜]⑦종로에 '버뮤다 삼각지대'?…어학원 BIG3 변신 중
업계 1위 YBM 3000억원 돌파…성인 수험시장·유교문화권 공략
경쟁 과열 양상도…영단기, 카카오 등 성인 영어 시장 진출 가속화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서울 종로에는 '버뮤다 삼각지대'가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900점, 800점 등 원하는 토익 점수를 얻기 전까진 종로 탑골공원, 낙원상가를 가로지르는 종로 삼일대로 일대를 빠져나갈 수 없어 붙여진 별명이다. 대한민국 취준생이라면 바로 이곳 버뮤다 삼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YBM어학원, 해커스어학원, 파고다어학원을 한번쯤 거쳐갈 수밖에 없다.
지금도 수많은 학생들이 버뮤다 삼각지대를 맴돌고 있다. '국민 토익 학원'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하지만 최근 국민 토익 학원들이 변신하고 있다. 토익에만 머무르지 않고 성인 종합 교육 학원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공무원 시험, 편입 교육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YBM교육그룹과 해커스교육그룹은 발빠른 변신에 힘입어 매출이 꾸준이 늘어나고 있다.
25일 성인 어학원(영어) 교육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BM교육그룹의 매출은 지난 2017년 2464억원에서 큰 폭으로 성장해 지난 2018년 3139억원을 기록하며 3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208억원을 기록하며 한 계단 더 올라섰다. 뒤이어 업계 2위 해커스교육그룹 매출은 △1121억원(2017년) △1272억원(2018년) △1407억원(2019년)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파고다교육그룹은 매출이 다소 정체된 모습이다. 지난 2017년 78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 2018년 754억원, 지난해 724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 YBM·해커스…"공무원·편입·NCS 등 성인 수험 시장 공략, 유교 문화권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도"
YBM과 해커스는 토익을 통해 쌓인 '성인 수험시장' 경험을 살려 다른 성인 수험교육 시장으로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YBM은 취직과 승진에 필요한 영어와 IT를 중심으로 '자격증' 수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대학생들이라면 방학이나 휴학 중 필수적으로 취득하고 있는 토익스피킹과 MOS 시작으로 △학점은행제(경영학·청소년지도사·사회복지사) △COS(코딩 자격증) △YBM IT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YBM은 '9급 공무원'에도 진출했고, 최근엔 공기업 입사에 필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수험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YBM관계자는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이 늘고, 또 공기업에 필수인 NCS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YBM은 관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커스는 BIG3 어학원 중 가장 공격적으로 다양한 성인 수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해커스는 △공무원 △공인중개사 △취업 △편입 △평생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해커스는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공무원 시험 분야에 메가 CST, 이그잼 공무원 등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 YBM과 해커스는 공통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험 영어 교육 방식에 거부감이 없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중국·베트남 등 동아시아 유교문화권 나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양사의 해외 진출은 오프라인 학원 설립보다는 국내에서 인정받은 '콘텐츠'(책·플랫폼 서비스)를 그룹 자회사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YBM교육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YBM넷은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다. YBM넷은 '렙톤(Lepton)'이라는 브랜드로 일본 어린이 영어교육 시장에 진출해 일본 전역(1250곳) 어린이 영어학원에 교재와 학습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또 YBM넷은 베트남 현지 법인을 통해 트라이패스 베트남과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터키의 도서출판 기업인 ENA Education과 영어 전자도서관 서비스 '리딩팜(ReadingFarm)'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YBM넷 관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 영국 BETT Show 등 세계적인 교육 콘텐츠 박람회에 매년 자사 제품을 출품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교육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커스 역시 △중국 △일본 △대만 등 유교 문화권에 해커스 콘텐츠(교재)를 수출하며 수험생들을 공략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해커스 교재가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해커스는 미국에 'SMART Prep'이라는 SAT 학원을 설립하고, SAT 및 LSAT교재를 출간하며 미국 대입 영어 교육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 경쟁 과열로 미래 '불투명'…"스타트업·대기업도 성인 영어 시장 진출 가속화"
하지만 일부에서는 성인 어학원의 미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이(시장규모)는 한정돼 있는데 계속 경쟁자들이 늘어나 이른바 '파이 나눠먹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로운 경쟁자들은 오프라인 '어학원'보다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양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성인 영어 교육 시장에 경쟁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과 광고로 빠르게 인지도를 넓혀나가고 있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영단기'로 이미 업계에서 자리를 잡은 에스티유니타스를 비롯해 시원스쿨, 야나두(카카오키즈), 뇌새김·스터디맥스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신생 영어교육업체들이 성인 영어 교육 시장과 성인 영어 수험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3년간 파고다교육그룹의 매출이 줄어든 것도 경쟁 심화 영향이 크다. 이에 대해 파고다 관계자는 "강점인 어학교육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 에스티유니타스는 기존 BIG3 업체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 영단기는 강남과 부산에 오프라인 학원을 설립하며 사실상 기존 BIG3 어학원과 유사한 사업 구조(온라인+오프라인 영어 교육)를 갖추며 경쟁 중이다. 토익과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에스티유나타스는 지난해 매출액 4500억원(자체 추정치)을 돌파했다.
여기에 더해 대기업도 지난해 성인 영어 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는 최근 야나두와 카카오키즈의 인수합병을 통해 성인 영어 교육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야나두와 카카오키즈가 합병해 새롭게 탄생한 '야나두'는 내년 상장 추진을 비롯해 300억원의 투자 자금을 기반으로 성인 영어 교육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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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9988' 중소기업을 설명할 때 흔히 인용되는 숫자다. 대한민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며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깜깜이'인 경우가 많다. 비상장사들이 많은 탓에 매출이나 영업이익 이 공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서로 '업계 1위'라는 주장이 난무한다. 투자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객관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업계의 현실을 들여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