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9차 방북 신청…"또 유보되면 美 건너가 설득할 것"(종합)
"문재인 정부 진심 믿었지만 실망…미국 눈치 그만 보라" 쓴소리
"개성공단과 대북제재 관련 없어…미국 당국자 만나 설득할 것"
- 최동현 기자,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양은하 기자 =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30일 제9차 방북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 8번째 방북 신청이 유보된 지 3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통령에게 청원을 보낸 지 22일 만이다.
기업인들은 이번 방북 신청마저 유보될 경우 오는 6월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을 직접 만나 개성공단 재개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자력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현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방북 허가를 망설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9일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방문을 승인하라"고 촉구하며 통일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방북 신청서에는 더불어민주당 원혜영·이석현·이인영·심재권 의원과 민주평화당 정동영·최경환 의원,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 정의당 김종대 의원 등 8명과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193명의 이름이 올랐다. 비대위가 국회의원과 함께 방북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들의 방북 신청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후 이번이 9번째로 현 정부 들어서는 6번째, 올해에만 3번째다. 앞서 5차례 신청에 대해 정부는 '북한 방문 승인에 필요한 제반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승인을 유보'한다는 사실상 방북 불허 입장을 내놨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겸 비대위원장은 "이번에는 '방북'이 아닌 '방문'이라고 표현했다"며 "개성공단은 100만평 부지에 울타리가 쳐 있어 평양이나 북한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섬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개성공단 방문은 대북제재나 북한 방문과 상관없이 입주업체의 '재산'만을 점검하기 위한 의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개는 대북제재와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에 방문 승인도 미국의 허가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과 재산권 보장을 위한 방문 승인조차 망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남북평와 상생,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과 진심을 믿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정부에 '미국 눈치 그만 보고 기업인의 대북방문을 즉시 허용하라'고 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기업인들)의 방북이 대북제재의 어느 조항에 해당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면서 "언제까지 개성공단 재개를 기약 없이 기다리면서 경영난을 견디라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 환경 및 향후 전망' 조사 결과, 입주기업 108개사 중 '개성공단 중단 이전보다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한 기업은 76.9%에 달했다. '사실상 폐업 상태'라고 응답한 기업도 9.3%에 달했다. 사실상 10곳 중 9곳(86.2%)이 경영 악화, 혹은 폐업 수준인 셈이다.
비대위는 정부가 이번 방북 신청마저 유보할 경우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국무부 당국자들과 접촉하는 '자력(自力) 외교'에 나서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오는 6월 초순 미국을 방문해 외교위원회 당사자들에게 개성공단이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평화 증진, 적대감 해소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고 시장경제 메커니즘과 이치를 북한에 이해시켰는지 등 개성공단의 순기능을 설명할 것"이라며 "현재 약속 시간을 조율 중이고, 일부는 약속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겨냥해 "신임 통일부 장관과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간접적인 의사소통도 없었다"며 "대한민국이 주권국가이고 신임 장관에게 양심과 소신이 있다면 이번 개성공단 방문 신청을 즉각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방북 신청도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방북 신청이 유보됐던 상황에서) 변화나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dongchoi89@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