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상한 공영홈쇼핑 전문위원들…최창희 대표 '지인 챙기기' 논란
공영홈쇼핑, 전문위원 3명 미리 점찍고 4000만원대 수의계약
'학술용역'이라면서 '카톡자문'…내부선 "지인 챙기기 度넘어" 비판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이 '사장 지인 챙기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6월 말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이사가 선임된 직후 광고계 지인 3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의계약을 진행했으며, 이들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연봉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수의계약은 업체를 지정해 2곳 이상 견적서를 받는 형태로 진행되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3명의 자문위원을 미리 낙점한 뒤 해당 업체를 찾아 계약을 맺은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디자인 자문' 등 용역 내용과 무관한 '인사팀'이 용역을 추진하는 무리수도 뒀다.
일부 자문위원은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 대표와 가족 관계이거나 계약 직전에 해당 업체에 입사한 정황이 드러나 '위장 취업' 논란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성 낮은 업체와 수의계약…'품의'는 엉뚱한 인사팀이 제출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뉴스1>이 단독 입수한 '공영홈쇼핑 수의계약 및 자문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최 대표가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7~9월 광고업체 3곳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은 △디자인 자문 컨설팅(2018년 7월16일~2019년 7월15일, A업체) △방송 비주얼 개선을 위한 촬영자문 컨설팅(2018년 7월16일~2019년 7월15일, B업체) △캠페인 메시지 개발 자문 컨설팅(2018년 9월17일~2019년 9월16일, C업체)이다.
시기와 내용은 일부 다르지만 세 업체의 용역 비용은 3960만원으로 똑같았다. 모두 합쳐 1억1880만원이다.
계약은 A, B, C업체와 맺었지만 공영홈쇼핑에 와서 자문을 한 이는 각사별로 1명씩, 총 3명에 불과했다. A업체 조모씨(63), B업체 강모씨(72), C업체 이모씨(78)다.
이들은 일주일에 1~2차례 공영홈쇼핑에 출근해 회의에 참석하고 주제별로 자문을 했다. 회의록을 보면 '카톡 회의'라고 적힌 것도 있었다.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언한 사례도 있었던 셈이다.
수의계약이 특정 업체가 1년간 장기 프로젝트를 맡는 듯 꾸며져 있다는 점에서 구두 조언 수준의 자문은 논란거리다.
특히 디자인 자문을 한 A업체는 주 업종이 '인쇄업'이며 방송 비주얼 개선 자문을 한 B업체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캠페인 메시지 개발 자문을 맡은 C업체는 옥외광고 등을 취급하는 '광고업체'다. 이들 업체들은 통상 용역 및 외주는 관련 경력 20년 가량의 전문가이거나 해당 업무(홈쇼핑) 유경험자여야 한다는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그뿐만 아니라 '디자인 자문'과 '방송 비주얼 개선 자문'을 품의한 부서는 용역 내용과 관련성이 전혀 없는 '인사총무팀'이다. '캠페인 메시지 개발 자문(방송)'도 '마케팅기획팀'이 진행하는 등 주된 업무와 관련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용역 품의는 주로 소관 부서가 직접 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엉뚱한 부서가 용역을 발주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공영홈쇼핑이 체결한 수의계약 129건 중 인사총무팀이 발주한 용역 44건을 살펴본 결과 △신입사원 채용 △청소 △업무용차량 유지 △물품구매 등 인사나 설비 등이 주를 이뤘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급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하다 보니 인사팀이 대신 발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영홈쇼핑의 다른 관계자는 "실무담당팀이 (용역) 품의서를 꺼리자 인사총무팀이 대신 품의한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자문위원 낙점한 뒤 업체 물색…공시엔 '다른 이름' 적혀
계약 자체도 의문 투성이다. 홈쇼핑 전반 관련 자문위원을 위촉하고자 했다면 공개 채용 방식을 택해야 하는데 공영홈쇼핑은 이들 건에 대해서만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실제 공영홈쇼핑은 최근 유사한 용역인 '문화·예술·디자인·방송 비정규직 전문위원'(방송콘텐츠 본부장급)은 공개 채용으로 뽑았다.
공영홈쇼핑이 수의계약 전에 3명의 자문위원을 먼저 결정한 뒤 해당 업체에 접촉했다는 것은 의혹의 핵심이다.
김기선 의원실 관계자는 "공영홈쇼핑 측은 지난해 7월1일 출범한 영상개선비주얼 TF(태스크포스)의 회의에서 3명을 우선 낙점하고 소속 업체에 연락해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실토했다"며 "누가 3명을 추천했는지, 최 대표가 직접 했는지에 대해 공영홈쇼핑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시 TF 회의에는 최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광고업계에서 워낙 유명한 분들이라 직원들이 추천한 거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자문위원과 각 업체의 관계도 미심쩍다. 조씨는 A업체의 대표로 수의계약상에 공개된 인물이지만, B업체 강씨는 해당 업체 대표의 아버지다. C업체 이씨는 상근 직원이 아닌, 이번 계약이 이뤄지기 직전 입사한 '비상근 고문'이었다.
따라서 조씨를 제외한 자문위원들은 공영홈쇼핑이 공시하는 '수의계약 현황'에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강씨는 B업체명과 자기 아들 이름을 올렸고, 이씨의 용역도 서류에는 C업체 대표이사 이름이 적혔다. 자문위원 위촉을 위해 대리업체를 내세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학술연구" 주장에 vs 전문가 "어불성설"…내부에선 "사장 지인 챙기기" 비판
근본적으로 공영홈쇼핑과 세 업체 간의 수의계약 자체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위법이라는 비판도 있다.
현행 '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는 '추정가격이 2000만원 이하인 물품 제조·구매계약 또는 용역계약인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두 곳 이상 견적서를 받아야 한다(국가계약법 제30조). 하지만 이번 계약들은 모두 4000만원 수준이며 추가 견적은 없었다.
공영홈쇼핑 측은 '학술연구나 원가계산, 건설기술 등 계약의 경우 추정가격이 2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국가계약법 제26조 1항 5호 가목 4)까지 가능하다'는 수의계약의 다른 예외조항을 들며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광고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공영홈쇼핑이 발주한 용역을 학술연구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 명의 자문위원이 공영홈쇼핑에서 수행한 용역은 일반적인 기술 자문 성격이 짙다"며 "학문의 이론과 개념에 기초해 연구와 실험을 하고 관련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학술연구는 전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위법·탈법 등 논란의 지점이 많지만 공영홈쇼핑은 계약대금 3960만원에 대한 월단위 환산금액을 계약업체에 매달 송금하고 있으며, 이 돈은 한 푼의 수수료도 떼이지 않은 채 고스란히 자문위원들 통장에 꽂히는 중이다.
공영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 업무와 무관한 사람들이 자문위원으로 오면서 내부에서는 최 대표의 불법적인 지인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소관부서도 아닌 곳이 발주를 넣는 등 절차상 하자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직원 간 자존감과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dongchoi89@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