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보다 中서 더 '잘나가는' 락앤락…'텀블러'로 대박, 비결 '현지화'
中 텀블러 사업 매출, 韓 밀폐용기 매출의 2배
화려한 색상 좋아하는 中 감성 반영했더니 매출 '쑥쑥'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일본인은 차를 마실 때 우려낸 찻잎을 제거하지만 중국에서는 찻잎을 넣은 채로 계속해서 우려 마십니다"
장성종 락앤락 중국사업부문 전략상품개발센터 상무의 말이다. 락앤락이 중국에서 텀블러(보온병)로 소위 '대박'을 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철저한 현지화였다.
락앤락은 이런 중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플라스틱 차통을 개발했는데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정 상무는 2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의 차 사랑, 그리고 차통의 성공 경험은 락앤락은 본격적으로 텀블러 사업에 착수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장 상무는 20여 년 동안 텀블러 개발에만 매진해온 자타공인 텀블러 전문가로 락앤락의 텀블러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장 상무는 락앤락 텀블러 사업의 주요 시장인 중국에 19년째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부득이하게 서면으로 진행됐다.
중국 텀블러 사업은 주방용기업체 락앤락의 '효자 사업'이다. 락앤락의 중국 매출은 2004년 중국 진출 직후부터 국내 매출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락앤락의 중국 매출은 1700억원으로 국내 매출(1600억원)을 웃돌았다. 1등 공신은 텀블러였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텀블러 등 음료용기 매출은 799억으로 한국 내 밀폐용기 매출(375억원)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락앤락이 한국에서는 밀폐용기 업체로 잘 알려져 있지만 중국에서는 텀블러 업체로 각인된 셈이다.
락앤락은 2005~2006년(추정)부터 중국에서 음료용기 사업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중국에서 음료용기의 매출 비중(47%)이 밀폐용기 매출 비중(26.9%)을 압도하고 있다.
장 상무는 "최근 몇년 동안 중국 온라인 시장 공략을 진행하며 젊은 소비층을 사로잡기 위해 텀블러를 주력제품으로 삼아 개성 있는 디자인, 실용성을 강화한 신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음료용기 매출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장 상무는 락앤락의 텀블러가 중국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현지화'를 꼽았다. 그는 "중국 소비자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블랙과 레드 컬러를 가장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핑크, 블루, 실버, 로즈골드 등 다양한 색상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199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중국에서는 뚜렷한 개성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 트렌드"라며 "이런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컬러와 차별화된 디자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최고 자랑거리는 2014년 중국에서 출시한 '펀 텀블러'다. 출시 1년여 반에 220만 개가 팔리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둔 제품이다. 디자인은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알록달록한 색상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했다. 기능에도 큰 신경을 썼다. 특히 기존의 보온병 구조에서 탈피해 바닥 하단부를 실리콘 마감 처리해 미끄럼을 방지했다. 현재 중국에서 많은 업체들이 펀 텀블러의 구조를 따라해 제품을 출시할 만큼 해당 디자인은 중국 텀블러 시장에서 대중화됐다.
다른 텀블러 제품인 '패더라이트 텀블러'와 '컬러 원터치 텀블러'는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한국과는 다른 색상으로 출시됐다. 패더라이트 텀블러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려한 컬러인 블루·레드·골드핑크, 컬러 원터치 텀블러는 골드핑크·블루·핑크·화이트·블랙 5가지 색상으로 선보였다. 장 상무는 "골드 핑크는 젊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색상"이라고 설명했다. 컬러 원터치 텀블러는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 소비자 특성에 맞춰 내부에 차망을 부착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텀블러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약 5억8000만달러(약 6534억원)을 기록했다. 2012~2014년 사이 중국 텀블러 시장은 매년 20% 이상씩 고속 성장했다. 코트라는 중국 소비자의 식품안전 의식이 높아지고 야외 레저문화가 확산하는 데다 중국에는 차(茶) 문화가 있어 텀블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속으로 성장하는 중국 텀블러 시장에서 락앤락은 그야말로 '물 만나 물고기'였다.
장 상무는 락앤락 텀블러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탁월한 품질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여년 간 보온병을 개발해 온 개발자로서의 자부심과 철칙을 지켜왔다"며 "텀블러 생산 공장에 상주하며 불량률 0%를 목표로 120여 개에 이르는 까다로운 제조공정을 고수해 온 것이 오늘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 상무는 앞서 14년 동안 외국계 보온병 제조업체 PMI에서 스타벅스, 스탠리 등의 텀블러를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출시시킨 경험이 있는 텀블러 전문가다.
그의 목표는 락앤락 텀블러가 매년 평균 성장률 30% 이상을 달성해 전 세계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는 "10~20년까지만 해도 TV는 소니, 밥솥은 코끼리밥솥이 업계 1위였지만 이제는 그 자리에 삼성과 쿠쿠 (등 한국 업체)가 올랐다"며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한다면 보온병 카테고리 역시 한국 브랜드가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 역할을 락앤락이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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