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엔젤투자 2000억 돌파…12년만에 최고치

개인직접투자 1747억원, 신규 투자조합 379억원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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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자금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에 개인이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엔젤투자 규모가 지난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연말 기준 엔젤투자실적이 2126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중 개인직접투자는 1747억원(소득공제 기준), 3984명으로 'IT버블'이 꺼지면서 투자가 급감한 200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는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는데 특히 지난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41.2%나 된다. 지난해 투자실적에 대한 소득공제 신청은 2019년까지 가능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단독 투자보다 투자의 전문성, 규모의 경제, 포트폴리오 구성 등 장점이 있는 개인투자조합 규모도 확대일로다. 2013년부터 조합결성이 늘기 시작해 지난 6월 기준 273개 개인투자조합이 총 1378억원 조합을 결성했다.

2015년말(89개, 446억원)과 비교하면 조합수와 결성규모가 모두 3배를 넘는다. 개인투자조합의 지난해 신규 투자도 379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태펀드가 엔젤투자에 1~2.5배수를 매칭해 사후 투자하는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투자 확대를 도왔다. 엔젤투자 매칭펀드는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1920억원이 결성돼 382개사에 616억원을 투자했고, 이렇게 투자받은 기업의 23.9%(91개사)가 벤처캐피털(VC)로부터 1478억원의 후속투자를 받아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투자 내용을 들여다보면 창업 초기기업에 개인이 소액을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개인의 엔젤투자를 받은 기업 중 3년 이하 스타트업이 2277개로 절반(49.1%)에 육박했다. 엔젤투자자 유형은 소득공제율(100%)이 큰 1500만원 이하 소액투자자가 2054명(51.6%)으로 전년(997명)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중기부는 창업 생태계가 활발해지고, 엔젤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한 것이 투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는 공제비율을 확대할 때마다 투자 실적이 급증, 가장 효과적인 투자유인 정책으로 꼽혔다.

김주화 중소벤처기업부 투자회수관리과장은 "엔젤투자와 창업초기단계 투자 확대는 벤처투자의 질적 측면이 개선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보다 많은 국민이 엔젤투자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득공제 확대, 엔젤투자 매칭펀드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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