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효과성·안전성 확인" 정부 제도화 속도 낸다

사회적 경험, 합의 갖춰…의료법 개정한 뒤 실무협의체 구성
약 배송 두고 약사단체 반발 여전해 비대면 진료부터 제도화

17일 서울 중구 보아스 이비인후과병원에서 오재국 원장이 어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전화 걸어 비대면 진료를 보고 있다. 2022.2.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비대면 진료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본 보건복지부는 제도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14일 밝혔다. 제도화를 위한 경험과 기반을 갖췄고 대한의사협회와 합의로 원칙도 세웠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비대면 진료 후에 이뤄져야 할 의약품 배송에 대해 약사단체의 반발이 여전해 제도화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별개로 약 배송 문제를 약사단체와 협의할 계획이다. 비대면 진료부터 제도화한 뒤 약 배송의 제도화는 차후 추진할 예정이다.

◇고령층의 처방지속성 향상 등 건강에 기여…안전성·효과성 확인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2020년 기준 고혈압, 당뇨병 환자 중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군과 허용되기 이전 환자군 사이의 처방지속성을 비교한 결과 비대면 진료 후 환자의 처방일수율과 적정처방지속군 비율이 상승했다.

처방일수율이 높을수록 약을 잘 먹고 있다는 의미며 적정처방지속군 비율이 높을수록 입원 위험과 의료비용을 줄였다는 뜻이다. 복지부는 "고령층의 처방지속성 향상 등 건강 증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료법 개정을 통한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심각 단계 이상의 위기 경보가 발령되는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코로나19 유행이 안정세에 접어들어 위기 경보 하향을 검토 중인 만큼 정부도 비대면 진료의 존폐를 결정해야만 했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2020년 2월 이후 지난 1월 31일까지 2만5967개 의료기관에서 1379만명에게 3661만건(코로나19 관련 질환 재택치료 2925만건 포함)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참여 기관 중 93.6%가 동네 의원으로 상급병원 쏠림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용자의 39.2%(288만건)는 60세 이상 고령자였고 20세 미만은 15.1%(111만2000건)였다. 질환 중에서는 고혈압(15.8%), 급성기관지염(7.5%), 비합병증당뇨(4.9%) 등 만성·경증 질환 위주로 이용률이 높았다.

지난해 11월까지 복지부가 파악한 비대면 진료 관련 환자 안전사고 보고는 5건으로 처방 과정에서의 누락·실수 등 상대적으로 경미한 내용이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상담·접수 사례는 1건이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약배송 중단을 촉구하며 전국약사 대정부 투쟁 집회를 하고 있다. 2022.5.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의협과는 합의라도 해 다행…약사단체와는 '약 배송' 풀지 못해

복지부는 우선 의료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진 환자,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하되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은 금지하는 등의 원칙도 의협과 세웠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와 의협 간 '의료현안 협의체'가 지난달 9일 2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열리지 않고 있으나 제도화에 대한 원칙은 합의했으니 무리가 없다는 취지다. 또한 의협이 협의체에 불참하니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의도도 있다.

이 원칙 외에 초진 환자와 병원급 의료기관도 포함해달라는 플랫폼 업계, 병원계 요구는 수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재진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법 통과 이후 별도의 실무협의체에서 의료계와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내부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 입장은 기존 대비 상당히 변화했으나 허용 정도를 놓고 요구 범위가 다양해 조율해야 한다. 핵심은 환자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합의라도 했지만 비대면 진료에 뒤따를 '약 배송 체계'에 대한 약사단체 반발이 여전하다. 대한약사회는 약 배송이 △기형적인 창고형 약국 양산 △유통 중 변질·오염 △환자 이상 반응 관찰 등을 어렵게 하고 약물 오남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우선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한 뒤 약사회와의 대화를 거쳐 약사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 배송 문제는 약사법으로 풀어야 한다. 약사회가 우려하는 부분을 정부도 걱정하고 있으며 법 통과 후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