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92% '부정맥' 몰라…'두근두근' 증상에도 병원행 15% 그쳐

뇌졸중 위험 5배 높아…환자 절반은 고혈압

대한부정맥학회(회장 김영훈·사진 오른쪽)는 16일 국내 성인의 92.8%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ews1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우리나라 성인의 92.8%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다가 멈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부정맥' 질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인 두근거림을 느꼈는데도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15.4%에 그쳤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회장(고대안암병원 교수)은 16일 오후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부정맥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부정맥학회는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형태의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심장근육이 불규칙하게 떨고만 있는 심방세동 증상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54.7%에 달했다. 이어 심방세동 자체를 잘 모른다는 대답이 38.1%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9명꼴로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인 심방세동을 몰랐다.

심방세동이 생긴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5배 높아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심방세동이 뇌졸중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부정맥을 앓으면 급사 위험이 높고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비율도 각각 38.1%, 23.1%에 불과했다. 심장에 고주파에너지를 전달해 부정맥 완치율을 높이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안다는 대답도 7.2%에 그쳤다.

부정맥은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증상이다. 정상맥박은 분당 60~100회 뛰는데 이보다 빠르면 빈맥, 느리면 서맥, 빠르면서도 불규칙하면 심방세동으로 구분한다. 주요 증상은 부정맥과 심장질환 종류·중증도에 따라 경미한 가슴 두근거림과 흉통, 실신, 돌연사로 나타난다. 그중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하다.

이번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8.5%가 최근 1년간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하다고 느끼는 두근거림(심계항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우에도 58.2%가 두근거림이 나타났다. 하지만 두근거림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15.4%에 불과했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51.5%로 절반을 넘었다.

부정맥 환자들은 또 고혈압과 불안장애로 진단받은 비율이 각각 49.1%, 32.7%에 달했다. 심장이 혈액을 운반하는 펌프기능이 약해진 심부전을 진단받은 비율도 23.6%였다.

김영훈 부정맥학회장은 "고령화 현상이 빨라지면서 국내 부정맥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검진을 통해 발병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