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여름감기, 냉방병이 주범…추우면 에어컨부터 꺼야

ⓒ News1
ⓒ News1

(서울=뉴스1) 전민기 기자 =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냉방병으로 인한 여름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내환기를 하지 않은 채 에어컨을 오래 사용하지 말고, 냉방기기의 찬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주의하며, 추위가 느껴진다면 냉방기기의 온도를 즉시 조절해야 한다.

냉방병은 여름철 냉방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머리가 띵하고 몸이 쑤시며, 소화가 되지 않거나 콧물 및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는 신체가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띠는데,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해 주변 온도와 체온의 격차가 커지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냉방병은 여름감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냉방병의 주범인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면 실내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 점막이 건조돼 인후염과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레지오넬라 세균에 의해 감염되면 면역기능이 약화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문제는 여름감기는 한 번 걸리면 쉽게 낫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물론 냉방병은 실내 환경을 개선하면 호전되긴 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또한, 무더위로 체력이 떨어져 면역력이 약해질 경우 감기에 쉽게 노출되는 것은 물론,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냉방병으로 인한 여름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칙을 정해 냉방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에어컨을 3시간 이상 사용했다면 이후 10분은 실내공기를 환기시켜야 한다. 밀폐된 공간일수록 세균 증식이 쉽고, 먼지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실내외 온도 또한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24~26도로,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는 5~6도로 유지한다. 냉방기기는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1~2주마다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고, 냉각기 역시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용인 다보스병원 내과 이경록 센터장은 “여름 기후가 아열대 현상을 보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냉방기기에 의존해 냉방병, 여름감기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차가운 얼음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마시면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면 건조해진 호흡기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서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감기 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noh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