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오른 韓 관광 연구…"관광산업 미래 제시, 인재 유입 출발점"

[인터뷰]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
상하이랭킹 관광학 분야 17위→3위…국내 대학 최고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 겸 한국관광학회장이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1위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관광학의 연구 경쟁력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이 상하이랭킹(ShanghaiRanking)이 발표한 '2026 세계 대학 학문분야평가'(GRAS)에서 호텔관광학 분야 세계 3위에 올랐다. 2025년 17위에서 1년 만에 14계단 상승한 결과로,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은 22일 뉴스1과 만나 이번 결과를 두고 "순위 하나를 얻었다는 의미보다 오랫동안 축적해 온 관광 분야의 연구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순위 자체가 아니었다. 세계 수준으로 올라선 연구력을 어떻게 다음 세대의 교육과 관광산업의 변화로 이어갈 것인지에 더 무게를 뒀다.

17위→3위…"논문 숫자만으로 만들어진 결과 아니다"

GRAS는 57개 학문 분야를 대상으로 교수진의 경쟁력과 연구성과, 연구 영향력, 국제협력 등을 평가한다. 경희대 호텔관광학 분야는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3위로 올라섰다.

서 학장은 "세계 3위라는 결과는 단순히 논문의 숫자가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연구의 질과 영향력, 연구자의 국제적 활동,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가 종합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을 꾸리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해외 대학에 진출한 연구자들을 직접 찾아가 영입하는 등 기존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서 학장은 "세계 1위 기관인 홍콩폴리텍대학 등 해외 유수 대학에 진출해 있는 한국인 교수님들을 데려오기 위해 직접 현지를 찾아가 스카우트에 공을 들였다"며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에는 학부 미대 출신 교수를 영입하는 등 다채로운 전공 배경을 가진 연구진을 발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교원 채용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만큼 내년, 후년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영역도 전통적인 관광학에 머물지 않았다. 서 학장은 경희대가 일찍부터 관광과 정보기술(IT)의 결합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 경희대학교가 스마트관광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학교"라며 "저희가 발 빠르게 움직였고 거기에 맞춰서 저희가 BK를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와 IT를 접목한 그런 관광의 콘셉트라고 하는 게 경희대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관광학의 전통적인 연구 영역에 스마트관광을 비롯해 AI, 빅데이터, 플랫폼 등을 접목하면서 연구의 외연을 넓혀왔다는 설명이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 겸 한국관광학회장이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호텔·여행 넘어 마케팅·플랫폼으로"…달라진 진로와 교육

연구 영역이 넓어진 만큼 관광산업이 요구하는 인재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서 학장은 관광산업을 호텔과 여행업에 한정해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관광산업을 조금 더 넓게 보면 호텔과 여행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광마케팅, 관광콘텐츠, 마이스(MICE),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 다양한 직무가 있는데 그 가능성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관광업의 근무환경과 처우, 외부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청년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짚었다. 결국 청년들에게 관광산업에서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학장은 "과거에는 서비스, 외국어, 현장실무 역량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여기에 AI와 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 기획, 문제해결 역량까지 요구되고 있다"며 "청년들이 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그 산업에서 내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인재 유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육 방식도 이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서 학장은 "앞으로의 관광교육은 단순히 '무엇을 알고 있는가'에서 '배운 지식을 가지고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가'로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며 관광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AI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지역 관광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이 관광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서 학장은 "관광산업의 본질은 사람과 경험, 문화에 대한 이해"라며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창의성, 공감 능력, 문화적 감수성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역량"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 겸 한국관광학회장이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3위는 출발점"…연구 성과를 산업으로

서 학장이 말하는 세계 3위의 다음 단계는 연구 자체가 아니라 연결이다. 연구자가 만든 지식이 학생에게 전달되고,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이를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다.

그는 "대학도 이제는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는 교육을 넘어 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지를 읽고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경희대는 이를 위해 관광과 AI·빅데이터의 접점을 넓히는 교육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서 학장은 관광대학원에 AI·빅데이터 관련 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단계 BK21에 이어 5단계 사업도 준비하고 있으며, 연구를 이끌 우수 교원 확충도 추진한다.

다만 서 학장이 그리는 목표는 또 다른 순위표의 숫자가 아니다.

결국 연구-교육-산업이 하나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구조를 단단히 다져나간다면 세계 1위 달성도 충분히 가능한 목표입니다. 세계 3위라는 연구경쟁력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그 학생들이 다시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대학의 연구경쟁력이 산업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