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제재 무색"…한국관광공사, 中 OTA 판촉비 3년 새 2.8배 늘려
관광공사, 올해 8월까지 트립닷컴 관련 사업 9.2억 집행
조은희 "소비자 권익 침해 플랫폼과 협업 지속" 지적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관광공사가 중국계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 트립닷컴과의 공동 프로모션 예산을 3년 새 2.8배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트립닷컴이 대금 환급 불이행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이후에도 관광공사가 수천만 원대 공동 판촉 사업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광공사의 트립닷컴 관련 사업 집행액은 2023년 약 3억 2800만 원에서 2024년 약 4억 400만 원, 2025년 약 6억 8000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는 8월 기준 약 9억 2500만 원이 집행됐다.
3년 전과 비교해 2.8배 급증한 규모다. 관광공사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유도하고자 트립닷컴의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온라인 프로모션과 방한 관광상품 홍보·판매를 전개해 왔다.
문제는 트립닷컴이 국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해 정부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트립닷컴 싱가포르와 트립닷컴코리아는 지난 6월 1일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태료 10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통신판매업 미신고와 대금 환급 의무 불이행, 청약철회 방해 등이 주요 제재 사유였다.
특히 트립닷컴 측은 소비자가 취소한 항공권 1만 3010건(약 31억 5500만 원 상당)에 대해 결제 수단으로 대금을 돌려주지 않고, 자사 항공사 바우처로 환급하는 편법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트립닷컴그룹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OTA로, 씨트립으로 출발해 취날·트립닷컴·스카이스캐너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공정위 제재가 발표된 지 불과 17일 뒤인 6월 18일, 관광공사는 트립닷컴과 '폴 포 케이-바이브'(Fall for K-Vibe) 프로모션을 추진하며 예산 4386만 원을 집행했다.
관광공사는 방한 상품의 해외 노출을 늘리고 외래객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글로벌 OTA 연계 마케팅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피해를 유발한 플랫폼에 공공 예산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은희 의원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계 대형 OTA의 판매망을 활용하고 정부 예산까지 투입하면서 정작 해당 플랫폼으로 피해를 본 국내 소비자의 권익을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객 유치 실적만 평가하고 환불과 피해구제 책임은 묻지 않는다면 정부가 거대 플랫폼에 끌려다니는 것"이라며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환불 처리, 피해구제 협조, 국내법 준수와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협력업체 선정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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