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데르센 '택갈이' 여행상품 의혹…문 닫고 나흘만에 버젓이 모객
청소년·대학생 교육여행 '선불' 피해자 1200명 넘어
동일 주소지 업체서도 1년째 미환불…피해 더 늘듯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청소년과 대학생 대상 교육여행사 '안데르센'의 갑작스러운 영업중단으로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해당 업체와 사업·인적 관계가 이어진 관련 여행사업에서 영업중단 후에도 신규 모객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에서도 장기간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확인되면서 안데르센 사태가 관련 여행상품 전반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안데르센은 청소년과 대학생 등 젊은 층과 가족을 대상으로 유럽 교육·인문학 여행을 판매해 온 여행사다. 여행 출발보다 1~3년 앞서 대금을 선지급받는 방식으로 상품을 주로 판매해 왔다.
안데르센은 지난 4일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영업중단을 공지했다. 안데르센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압수수색을 '부당한 기업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폐업이 아닌 '2년 후 여행 진행'을 약속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자체 개설한 단체대화방 참여 인원은 이날 오전 기준 1200명을 넘어섰다. 가족 여행비 1500만 원을 결제하고도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등 피해 호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이 확보한 2024년 말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안데르센의 단기대여금은 약 51억 원에 달한다. 회사 전체 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자금의 대여 상대방과 사용처 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단기대여금 51억 원 전부가 소비자 피해금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자금 흐름과 회수 여부 등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부분이다.
안데르센은 과거 '스페이스꿈틀'에서 상호를 변경했으며 그 이전부터 '필로트'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대학생 대상 해외 교육·인문학 여행을 운영해 왔다. 필로트와 스페이스꿈틀, 안데르센은 사업자등록번호가 다른 별도 법인이다.
그러나 인적 관계와 교육·인문학 여행이라는 사업 영역, 주요 브랜드와 여행 콘텐츠 등의 연속성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여기에 인문학여행협동조합 역시 안데르센과 동일 주소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법인은 달라도 하나의 여행사업이 형태를 바꿔가며 이어져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필로트와 인문학여행협동조합 대표는 동일인이다.
여행업 등록 현황을 확인한 결과, 안데르센과 인문학여행협동조합의 여행 브랜드 '유니블'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동일 주소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업체는 법인과 사업자등록번호가 다르지만, 사업장 주소지가 같고 사업·인적 관계도 직접 이어져 있다.
이런 가운데 안데르센이 영업중단을 공지한 지 불과 나흘 뒤인 지난 8일, 유니블 온라인 채널에는 대학생 대상 유럽 인문학 여행 신규 프로모션 게시물이 올랐다.
유니블 피해자 C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025년 6월 참가비 224만 원을 입금한 후 환불을 요청했으나 1년 넘게 돌려받지 못했다"며 "차일피일 일정을 연기하더니 현재는 날짜도 없는 매크로 사과문만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C씨는 "유니블 공식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 보니 사무실이 비어 있었다"고 호소했다. 유니블은 자체 소개에서 영업보증보험 3000만 원과 기획여행보증보험 2억 원에 가입돼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안데르센 영업중단 직후에도 연관 사업에서 신규 모객이 계속되고 있고 장기간 환불 지연 피해까지 확인되면서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유명 브랜드와 실제 계약을 맺는 주체를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짚어주고 있다. 소비자는 상품 예약 전 실제 계약 대상 법인의 명칭과 여행업 등록 여부,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출발 시점이 1~3년 뒤인 교육·선불형 여행상품은 예약과 실제 여행 사이의 기간이 긴 만큼, 계약 상대방과 결제 주체를 명확히 확인하고 여행계약서를 작성·보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관계자는 "소비자가 여행업 등록 유무와 영업보증보험 가입 사항을 직접 꼼꼼히 확인하고, 여행계약서를 반드시 작성·보관해야 피해 발생 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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