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 합사는 옛말"…'더 야생 가깝게' 바뀐 에버랜드 사파리 통했다

재개장 50일 만에 30만 명 돌파·만족도 96점
호랑이에겐 폭포, 사자에겐 초원…동물 습성 살린 8종 50여 마리 보금자리

물 위를 걸으며 사파리를 이색 탐험하는 에버랜드 '리버 트레일 어드벤처'(에버랜드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에버랜드의 대표 시설인 '사파리월드'가 전면 리뉴얼 이후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동물 복지를 고려한 야생 서식지 재현과 관람 환경 개선이 흥행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지난달 1일 전면 업그레이드를 거쳐 재개장한 사파리월드에 약 50일간 3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26일 밝혔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에버랜드 전체 시설 중 최고 수준인 96점을 기록하며 개장 초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상의 관심도 높다. 사파리월드 이용 후기 등 온라인 버즈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으며, 에버랜드 공식 SNS 채널에 게재된 관련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는 1500만 회를 넘어섰다.

이번 흥행의 배경에는 1976년 개장 이후 50주년을 맞아 단행한 전면 재단장 작업이 자리 잡고 있다. 에버랜드는 약 1년간의 준비 끝에 '더 와일드'(The Wild), 즉 더 야생에 가깝게'라는 콘셉트로 사파리를 통째로 바꿨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조금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보더라도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의 모습 자체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리뉴얼을 진행했다"며 "과거에는 많은 종을 보여주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각 종의 고유한 행동을 이끌어내고 복지를 챙기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리뉴얼 취지를 설명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최근 새롭게 리뉴얼 오픈한 '사파리월드'에 50여 일간 30만명 이상이 다녀가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에버랜드 사파리월드 모습. (삼성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6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과거 사자와 호랑이를 한 공간에 두던 '합사' 방식을 버리고, 철저히 분리된 동물별 맞춤 서식지를 설계했다. 물을 좋아하는 벵골호랑이에게는 거대한 자연석 폭포와 대나무 숲을, 사자에게는 탁 트인 사바나 초원을, 불곰에게는 시베리아 숲을 연상시키는 모래장과 풀장을 제공하는 식이다. 동물의 활동 면적도 기존보다 2배 이상 넓혔다.

동물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정신 건강을 위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했다.

정 원장은 "먹이를 숨겨두어 스스로 탐색하게 만들고, 고양이과 동물의 습성을 고려해 사자 구역에는 높은 바위 셸터를 새로 설치했다"며 "새 공간에 적응한 맹수들이 야생 포식자의 본능적인 움직임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관람객들에게 압도적인 현장감을 선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서는 백사자도 처음으로 관람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람 환경도 친환경 기조에 맞춰 개선했다. 탐험 차량을 기존 내연기관 트램에서 40인승 친환경 전기(EV)버스로 교체해 진동과 소음을 줄였다.

아울러 사파리월드와 로스트밸리 사이의 수로를 걷는 도보 체험 프로그램인 '리버 트레일 어드벤처'도 개편해 관람 데크를 확장하고 기린과 코끼리를 더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진행하던 먹이 주기 체험은 동물 복지 기준에 따라 이미 2019년에 폐지했으며, 현재는 주키퍼가 운영하는 제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만 대체해 운영 중이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이러한 동물 복지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을 지난해 성공적으로 갱신하기도 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동물 복지와 생태 교육, 고객 경험을 결합한 생태 콘텐츠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관련 콘텐츠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