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만년설 위 뜨거운 온천... 스위스 도시가 품은 '冬의 유혹'

시공간을 압축한 스위스 '도심형 알프스' 7선
호수 절경 너머 6개국 조망까지.

스위스 겨울 백배 즐기기(스위스관광청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도시의 세련된 거리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즐기던 여행자가 불과 30분 뒤 알프스의 만년설 위에서 썰매를 지친다.

스위스 여행에서만 가능한 '시공간의 압축'이다. 굳이 무거운 장비를 챙겨 깊은 산악 마을로 스며들지 않아도 좋다. 스위스의 주요 도시들은 저마다 '뒷동산'처럼 품고 있는 웅장한 설산들을 전초기지 삼아 겨울의 정점을 선사한다.

도시 여행의 편리함과 알프스의 야생 미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스위스 주요 도시별 겨울 액티비티 명소 7선을 소개한다.

취리히 시내(스위스관광청 제공)
위틀리베르크에서 즐기는 천연 썰매(스위스관광청 제공)
취리히 '위틀리베르크', 안개 뚫고 질주하는 썰매길

취리히 시내에서 해발 871m 높이에 솟은 위틀리베르크는 이른바 '취리히의 지붕'이다. 도시와 취리히 호수, 리마트 계곡은 물론 웅장한 알프스 뷰를 한꺼번에 선사한다.

특히 일 년 중 도시가 안개에 자욱하게 덮이는 11월과 겨울철에는 안개 위로 봉우리만 솟아오른 몽환적인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정상의 호텔 우토 쿨름(Uto Kulm)은 취리히 시내를 내려다보는 절경의 중심지다.

겨울이 깊어지면 평소 하이킹 트레일로 이용되던 길들이 천연 썰매 코스로 변신한다. 도시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속도감을 즐길 수 있어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툰 시내(스위스관광청 제공)
툰 호수 걷기(스위스관광청 제공)
툰 '슈톡호른', 수직 절벽이 빚은 파노라마와 은빛 얼음낚시

베르네제 오버란트 지역의 관문인 툰에서는 슈톡호른 산맥의 최고봉 슈톡호른(2190m)이 위용을 자랑한다. 보는 지점에 따라 넓어 보이기도, 때로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수직 바위산은 베르네제 알프스의 상징 중 하나다.

짐멘계곡의 에를렌바흐에서 공 공중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까지 닿을 수 있으며,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터널을 지나면 바위 면에 뚫린 '슈톡호른의 두 눈(Eyes)'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아레 계곡과 미텔란트의 전경은 숨이 막힐 듯 아름답다. 겨울 하이킹은 물론,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즐기는 고요한 얼음낚시는 슈톡호른만의 독특한 겨울 콘텐츠다.

루체른(스위스관광청 제공)
리기 온천(스위스관광청 제공)
루체른 '리기', 노천 스파서 즐기는 산들의 여왕

루체른 인근의 리기는 '산들의 여왕'이라는 별칭답게 유람선과 산악철도로 이어지는 클래식한 여정이 백미다. 겨울이면 도심 근교에서 새하얀 설경을 즐기고자 하는 스노우 러버들이 모여 스키, 썰매, 겨울 하이킹을 만끽한다.

리기 여행의 정점은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에서의 스파다. 알프스 파노라마 뷰를 감상하며 온천풀 속에서 몸을 담그는 경험은 리기만이 주는 특권이다. 보다 정적인 정취를 원한다면 미리 예약해 마차 썰매를 타고 설원을 가로지르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축 시내(스위스관광청 제공)
추베르크 설원 트레일(스위스관광청 제공)
축 '추거베르크', 8분의 마법으로 만나는 설원 트레일

축(Zug) 시내에서 퓨니큘러를 타면 단 8분 만에 추거베르크 정상에 닿는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현대식 시설로 접근성을 높였다. 추거베르크는 주변을 둘러싼 동화 같은 겨울 풍경 덕분에 짧은 하이킹이나 산책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준다.

다양한 거리로 마련된 4개의 정교한 겨울 하이킹 트레일은 여행자의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조금 더 역동적인 재미를 원한다면 2.5km에 달하는 썰매 코스가 기다린다. 추거베르크 정상에서 알프스 능선을 바라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샌티스 정상으로 오르는 길(스위스관광청 제공)
생갈렌 '샌티스', 6개국을 한눈에 담는 구름 위 미식 여행

생갈렌에서 멀지 않은 샌티스는 보덴제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자연 풍경을 보유한 곳 중 하나다. 공중 케이블카를 타고 안개와 구름을 뚫고 올라가면 스위스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주변 6개 나라가 한눈에 들어오는 압도적인 파노라마를 맞이하게 된다.

샌티스 정상의 테라스 레스토랑에서는 나무와 돌로 장식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토속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낭만적인 보름달 여정, 일출 여정 등 시즌별 패키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미식과 감성 여행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몽트뢰에서 출발하는 톱니바퀴 열차(스위스관광청 제공)
몽트뢰 호수(스위스관광청 제공)
몽트뢰 '로셰드녜', 톱니바퀴 열차로 오르는 레만호의 절경

몽트뢰에서 출발하는 톱니바퀴 열차는 여행자를 해발 2000m의 로셰드녜 정상까지 인도한다. 열차는 레만 호수 기슭을 지나 설원과 숲을 통과하며 고도를 높이는데, 창밖으로 펼쳐지는 호수와 주변 산의 조화가 짜릿한 전망을 선사한다.

정상에 오르면 아이거부터 몽블랑까지 이어지는 스위스-프랑스 알프스의 대장관이 펼쳐진다. 일 년 내내 운행되는 기차 덕분에 사계절 언제든 접근이 가능하며, 정상에서는 전 연령대를 위한 다양한 레저 활동이 운영된다.

간트리슈(스위스관광청 제공)
베른 '간트리슈', 크로스컨트리 스키어들의 성지

수도 베른에서 코 닿을 거리인 간트리슈 지역은 402km²에 달하는 다채로운 자연공원을 품고 있다. 겨울이면 이곳은 스포츠광들을 위한 '겨울 왕국'으로 변모하는데, 특히 크로스컨트리 스키어들 사이에서 꿈의 트레일로 불리는 쾨니그슬로이페(Königsloipe)가 유명하다.

간트리슈 산의 봉우리와 능선을 줄곧 함께 달리는 이 루트는 크로스컨트리 애호가들에게 최상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산정 호수와 수도원 유적, 랭엔베르크 산자락의 벤치에서 쉬어가는 여정은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