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 누구?…애니콜·TTL 신화 쓴 전략가
글로벌 브랜드 통…유럽 총괄 거친 해외 비즈니스 적임자
2년 공백 지우고 K-관광 브랜딩 혁신 기대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관광공사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된 박성혁 신임 사장은 국내 최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에서 30년간 몸담은 '정통 광고·마케팅 전문가'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브랜드 전략 수립 능력을 겸비해, 대한민국 관광 브랜드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박 사장의 취임은 지난해 1월 김장실 전 사장 퇴임 이후 약 2년(23개월) 동안 이어진 한국관광공사의 수장 공백 사태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장기간의 경영 공백을 깨고 등판한 박 사장이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사의 조직 쇄신과 사업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68년생인 박 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대 초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그는 국내 광고업계의 황금기로 불리는 90년대 중후반, 삼성전자의 '애니콜(Anycall)', SK텔레콤의 '011' 및 'TTL' 등 대한민국 광고사에 획을 그은 굵직한 캠페인들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단순히 광고 제작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일찍이 인정받았다. 그는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일등광고 20법칙'을 공저하는 등 업계 내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로 꼽힌다.
박 사장의 핵심 역량 중 하나는 '글로벌 비즈니스'다. 그는 제일기획 구주(유럽)총괄 전무를 역임하며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의 디지털 마케팅과 리테일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해 비즈니스 2부문장을 맡으며 제일기획의 핵심 사업을 총괄했다. 이러한 경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방한 관광객을 유치해야 하는 한국관광공사의 미션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특히 그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디지털 마케팅 노하우는, 최근 K-컬처 열풍을 실질적인 관광 수요로 전환해야 하는 한국관광공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선임을 두고 "공공기관에 민간의 혁신 DNA를 이식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단순한 행정 집행을 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Korea)라는 브랜드를 파는 마케팅 실행 조직이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제일기획 재직 시절부터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마케팅과 발 빠른 트렌드 대응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관광공사는 기존의 백화점식 홍보에서 벗어나, 타깃별로 세분화된 디지털 브랜딩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삼성의 글로벌 마케팅 시스템을 몸소 겪으며 성장한 인물"이라며 "경직된 공공기관 조직에 민간 기업의 유연함과 성과 중심의 전략을 도입해, 한국 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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