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도 오르자 여름 관광객 10% 줄었다…봄·가을 '새 성수기' 부상

한국관광공사, 7년간 관광수요 변화 분석
"기후가 산업 전략 좌우하는 시대"

기후변화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 관련 인포그래픽(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7년간 기후변화가 국내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계절별 관광패턴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공사는 기후 데이터와 이동통신 기반 관광데이터를 결합해 2018~2021년과 2022~2024년 두 시기로 나누어 관광지 유형별 방문객 변화를 비교했다. 자연·휴양·역사·문화·레포츠 등 관광지 유형을 구분하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나타나는 방문객 수 변화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자연 관광지는 기온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2022~2024년 6월 기준 기온이 1도 오를 경우 방문객이 9.6% 감소해 초여름 더위가 관광 수요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휴양 관광지는 10월 기준 13.5% 증가해 따뜻한 가을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역사 관광지는 기온 변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성수기 이동 현상도 뚜렷했다. 기존 5월 중심의 봄 성수기가 3~4월로 앞당겨졌고 전국 벚꽃 개화 시기는 2018년보다 평균 3일 빨라졌다.

여름은 관광 수요의 중심이 8월로 이동하며 '한여름 집중 현상'이 강화됐다. 가을은 기온 상승에도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는 유일한 계절로, 10~11월이 전 관광유형에서 새 성수기로 자리 잡았다.

반면, 겨울은 적설량 감소와 스키장 개장 지연 등으로 방문객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지은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2018년 이후 국내 평균기온이 1.7도 상승하며 관광 성수기의 계절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환경 이슈를 넘어 관광산업 전략을 바꾸는 핵심 변수인 만큼, 이번 분석 결과를 정책과 상품 기획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