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수의계약 감사, 국감서 지적

[국감초점] 특정 여성 기업에 수십억 규모 수의계약한 점
문체부 "필요시 감사원 등 외부 감사 검토할 것"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에 자리한 한국관광공사 본사 사옥(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한국관광공사가 특정 여성기업에 수십억 원의 수의계약을 몰아준 의혹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이미 지적됐던 사안이지만 유사 계약이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지난해 지적된 관광공사 수의계약 의혹을 문체부가 자체 감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감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당시 문제를 제기한 후 네 차례(3월·8월)에 걸쳐 경과를 확인했지만, 문체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감사 진행 여부조차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고 이제 와서 '지금은 진행 중'이라는 답만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은 "내부 감사실의 인력과 일정이 중첩돼 착수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감사가 진행 중이며 지적된 부분에 대해 책임 있게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속통합기획 무엇을 바꾸었는가?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5.9.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그러나, 배 의원은 "사무검사로 돌려놓고 시간을 끄는 사이 같은 인물이 다른 회사명을 내세워 또다시 공사와 계약을 맺었다"며 "감사원 외부감사로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의원은 이어 "수의계약 과정에서 제출된 현장실사 보고서가 동일한 사진으로 반복 사용됐고, 출장비까지 허위로 지급된 정황이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배 의원이 제시한 증거에 따르면 2023년 2월 작성된 보고서의 사진 촬영일이 2020년 6월로 확인되는 등 실사 보고서에 동일 이미지가 반복 첨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출장 갔다 왔다며 16만 원의 출장비를 받았지만, 사진은 3년 전 촬영된 것이었다"며 "이런 식의 허위 보고가 10차례 넘게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 서영충 사장 직무대행은 "허위 작성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며 책임을 통감한다"며 "다만 현장실사 보고서 첨부가 법령상 강제 사항은 아니며, 타 공공기관의 경우도 의무화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업체는 지난해 이후 재계약이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차단했다"며 "다른 명의로 신규 계약이 체결된 건은 내부 감사로 확인 중"이라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공사의 수의계약 총량제 위반 문제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관광공사 내부 규정에는 한 부서당 수의계약 용역이 연 5건 또는 2억 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특정 업체의 계약 건수가 5건, 금액 기준 2억 3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늦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필요시 특정감사나 감사원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 직무대행도 "보고서 허위 작성 및 규정 위반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내부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답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