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노동자 "죽이겠다 협박·담배 연기 속 근무"…문체부 "대책 마련"

[국감현장]손솔 의원 "민간 카지노, 관리·감독 강화해야"
최휘영 장관 "엄격한 가이드라인 마련하겠다"

세븐럭 카지노 강남 코엑스점(그랜드코리아레저 제공) ⓒ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카지노 사업장 내 폭언·폭행·성희롱, 불법 흡연 등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은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GKL)는 금연구역을 철저히 구분하고 폭행·성희롱 행위 시 즉각 조치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민간 카지노들은 여전히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이 서비스연맹과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지노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근무 중 상습적인 폭언과 비하 발언을 듣고 있었으며 성추행을 월 1회 이상 겪는다는 응답도 22.7%에 달했다.

특히 드림타워와 신화월드 카지노의 경우 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80%, 67%로 조사됐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강석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보안팀장은 "직원들이 고객으로부터 '죽이겠다', '어디 사는지 안다'는 협박을 수시로 듣고 물병이나 유리 재떨이에 맞는 일도 잦다"며 "여성 직원들은 성희롱에 노출된 채 수치심 속에서 근무하지만 회사 차원의 예방 조치는 없다"고 증언했다.

김 팀장은 또 "흡연이 금지된 구역에서도 담배 연기가 가득하고, 여성 노동자들이 건강 문제와 출산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적 금연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손 의원은 "GKL 수준의 안전 기준과 보호 장치가 민간 카지노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문체부가 관리·감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폭언·욕설·불법 흡연 등 인권 침해가 일터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2023년 실태조사 이후 후속 대책이 미흡했던 만큼, 보다 엄격한 가이드라인과 관리 체계를 마련해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