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한국 승객, 에미레이트 항공에 딱 맞죠"
[인터뷰] 장준모 에미레이트 항공 한국 지사장
비즈니스석 이용 여행객 크게 늘어…매회 만석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중동 항공사'의 대표 격인 에미레이트 항공이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 7회에서 10회로 증편했다. 지난해 한국-아랍에미리트(UAE)간 운수권이 증대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증편은 2005년 한국 취항 이래 최대 규모다. 하지만 에미레이트 항공은 여전히 배고프다.
"주 10회 취항하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아쉬워요. 점점 커지는 수요에 맞추려면 적게는 매일 2회(주 14회), 많게는 매일 3회(주 21회)를 운항해야 하죠."
지난 4일 <뉴스1>과 인터뷰를 가진 장준모 에미레이트항공 한국 지사장은 "이번 증편으로 '인천~두바이' 노선 좌석 수는 130% 늘었는데 탑승률은 벌써 80%를 넘어섰다"며 "충분히 수요가 있다는 의미이자, 증편 조건에 성립된다"고 밝혔다.
장 지사장은 "최근 한국-중동간 교류가 확대되면서 건설, 엔지니어링 회사 등 상용 고객이나 각 정부 부처 관계자, 여기에 일반 여행객까지 중동을 오고 가는 한국인 승객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엔 한국인과 외국인 승객 비중이 6대 4 정도였는데 이 비율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 기종 골라 예약하는 한국 여행객…비즈니스석 만석 행렬장준모 지사장은 지난 10년간 한국 지사장으로써 에미레이트에서 근무한 이래 최근 들어 한국 승객들의 '까다로운 소비'가 반갑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수요가 달라진 점은 '비즈니스ㅣ석'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 등 자신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은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장 지사장은 "엔데믹 이후 비즈니스석은 항상 만석"이라며 "이전엔 비즈니스석 승객 대부분이 출장객이었다면 최근엔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즈니스석 '로드 팩터'(항공기에 수송한 여객 수의 비율)가 이코노미석보다 높은데,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라며 "일반 여행객들의 이용이 늘면서 온라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기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이를 보고 이용객이 또 늘고 있다"고 했다.
'까다로운 소비'는 기종 예약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에미레이트 항공의 '인천~두바이' 노선엔 A380, B777 기종을 투입하는데 여행객들이 이를 고른다는 것이다.
장 지사장은 "요즘 한국 여행객들은 기종 확인 후 좌석 위치를 보고 선예약을 한다"며 "두 기종의 항공권 가격은 같은데 샤워실과 전용 바(Bar)가 있는 A380 기종 예약이 빠르게 마감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즈니스석 이상 좌석을 이용한 한국인 승객에게 '쇼퍼 드라이브'를 꼭 알려주고 싶다"며 "다들 잘 몰라서 이용률이 낮은데 개인적으로도 매우 만족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쇼퍼 드라이브'는 전용 기사가 고급 차량으로 '출발지~공항' 또는 '공항~도착지'로 이동을 돕는 서비스로 전 세계 70개 이상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본 거리 이내는 무료이다.
◇ 제1의 중동 항공사, 자신 있는 이유는
에미레이트 항공은 규모나 노선 면에서 '중동 항공사' 중 가장 크다. 에미레이트 그룹의 자회사로 두바이 국제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 지사장은 "국제선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사"라며 "전 비행기 기종이 와이드 바디(통로가 2개인 좌석 배열을 가진 항공기)를 갖춘 유일한 항공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 항공사에서 절대 못 따라오는,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이 '두바이'를 목적지로 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중동 도시보다 관광 목적지로서는 가장 매력 있고 지명도가 높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사막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뭐든지 세계 1위를 해야 한다는 신조가 깔린 두바이에서 만든 항공사이니 다를 수밖에 없다"며 "최근엔 한국의 두바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기존 스톱오버(경유 체류) 여행 패턴이 반나절 투어에서 1박 이상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장준모 지사장은 한국 시장에 무엇보다 에미레이트 항공이 '가성비 좋은 럭셔리 항공사'로 각인되길 희망했다.
장 지사장은 "10년 넘게 일하면서 느낀 점은 가장 믿음이 가는 항공사라는 것"이라며 "가장 투명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이는 승객에게 좋은 서비스와 가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 3월에 전 세계 노선을 전면 중단했는데 그로부터 3개월 후인 6월부터 적지만 항공을 이용해야 할 승객을 위해서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며 "'인천~두바이' 노선도 비어 있는 항공기째로 운항하기도 했다"고 했다.
한편, 에미레이트 항공은 2023-2024 회계연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4% 상승한 26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1% 증가한 2610만 명의 승객을 수송했으며 여객탑승률은 81.5%를 기록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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