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한 행복했던 1354일"…떠나는 푸바오와 눈물의 작별(종합)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강철원 사육사, 모친상 중 이동 동행
눈물로 푸바오 보낸 팬들…"항상 푸바오답게 잘 살길" 곳곳서 외침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네.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영원한 아기 판다야, 고맙고 사랑한다."
3일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한국을 떠난다. 무진동자동차에 탑승한 채 에버랜드를 출발한 푸바오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로 이동한다.
에버랜드는 푸바오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배웅 행사를 준비했다. 오전 10시 40분부터 20분가량 이어진 배웅 행사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6000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인사 전한 사육사들…모친상 강철원 사육사, 가족회의 끝 중국행 결정
배웅 행렬은 푸바오와 동고동락한 강철원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가 앞장섰다. 강 사육사는 판다월드를 나서며 "푸바오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담담히 행렬을 시작했다. 장미정원에 이르자 사육사들은 걸음을 멈추고 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다소 침울한 표정의 강 사육사는 마이크를 잡고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던 푸바오,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받던 우리 푸바오가 제2의 '판생'을 위해 먼 여행을 떠나야 하는 날이"라며 편지를 읽었다.
강 사육사는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푸바오 사랑해"라고 전하며 탄식하는 팬들을 향해 "너무 울지 말아달라. 푸바오 잘 보내고 오겠다. 푸바오를 잊지 말아달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푸바오와의 이별을 하루 앞둔 2일 강 사육사가 모친상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강 사육사는 비통한 가운데서도 푸바오를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중국까지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강 사육사의 동행에는 강 사육사 본인과 가족들의 강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4남 2녀 중 3남인 강 사육사는 가족회의 끝에 계획대로 중국행을 결정했다.
에버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강 사육사 가족들은 '어머니가 배웅하는 것을 더 원하셨을 것'이라며 강 사육사의 푸바오 배웅을 도왔다. 강 사육사의 어머니는 90세로 영면했으며 빈소는 전북 정읍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도 강 사육사가 이동에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이송 인원을 최소화했다. 전세기에는 중국 수의사와 강 사육사, 조종사, 승무원 등만 탑승하게 된다.
◇차량 붙잡고 토닥인 '송바오'…"넌 참 좋은 판다야"
송영관 사육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바오와 감정적으로 많이 인사를 나누고 스킨십을 나눴다"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송 사육사는 에버랜드 주토피아에서 20여년간 근무한 베테랑 사육사로 2020년 푸바오가 태어난 이후 4년간 푸바오를 돌봤다.
송 사육사는 "푸바오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며 슬픈 감정이 들기도 하고 또 좋은 감정이 들었다"며 "오늘 (푸바오를) 보내는 이 순간까지도 푸바오한테 많이 배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4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하나를 꼽기 어렵다"면서도 최근 푸바오가 검역 과정 중 했던 기특한 행동들을 자식 자랑하듯 늘어놨다.
그는 "평소와 다른 색의 옷인 방역복을 입은 사육사들을 보고 조금 당황스러워했는데 기특하게 잘 적응하고 받아들였다"며 "번식과 관련해 예측하지 못한 행동들이 발현하기도 해서 그 또한 어미인 아이바오처럼 지혜롭게 대응하는 모습이 참 깊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송 사육사는 "(중국에서는) 대나무 먹이 종류가 더 풍부해질 것이고 중국에서 만나게 되는 전문가들이 훨씬 더 경험이 풍부하고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분명하다"며 "'올바른 판다'의 길로 가는 것이니까 그것 자체로 행복한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이날 송 사육사는 푸바오와 작별하며 한동안 자동차를 붙잡고 토닥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너의 '판생'을 응원해"…눈물로 배웅한 푸바오 팬들
푸바오가 탄 무진동차량은 '할부지'들의 작별 인사 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해당 자동차는 주행 시 별다른 소음은 없지만 방음 기능은 없어 푸바오가 팬들과 사육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도 눈물로 푸바오와 작별했다. 에버랜드가 문을 여는 오전 10시 이전부터 매표소 앞 광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배웅 행사에 참석한 6000여 명의 팬들은 판다월드부터 장미정원까지 길가를 가득 메웠다.
푸바오를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팬들은 배지, 부채 등 푸바오 굿즈를 챙겨 들고 푸바오가 탑승한 차량을 따라나섰다.
사육사들이 작별 인사를 전하자 눈시울을 붉히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방송으로는 푸바오와 작별을 주제로 한 음악 정우의 '이젠 웃으며, 안녕'이 흘러나왔다.
유모차 속 아들과 함께 연차를 내고 에버랜드를 찾은 한 시민은 "개인적으로 아이를 유산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며 "푸바오를 보며 많이 위로받고 의지도 했었다. 푸바오는 우리가 모두 함께 키운 아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남양주에서 온 이다솔 씨도 "비가 오고 있지만 배웅을 하기 위해 에버랜드를 찾았다"며 "언젠간 떠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현실이 되니 더 슬프게 느껴진다. 중국에 가서도 항상 푸바오답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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