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MZ세대는 사진 찍으러 '여기' 간대요 [여행기자 픽]

응우옌 왕조의 흔적이 숨쉬는 후에 인생샷 명소 3곳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정문 오문(午門, Cửa Ngọ Môn) 앞에서 인생삿을 남기기 위해 옷을 맞춰 입고 사진 촬영에 몰두 중인 베트남 현지인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후에=뉴스1) 윤슬빈 기자 = 다낭에서 차로 약 2시간 이동하면 떨어진 후에(Hue)는 베트남 현지 사람들이 인생샷을 찍기 위해 찾는 여행지다.

1802년 통일 베트남의 수도로 설립된 후에는 1802년부터 1945년까지 베트남 역사의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 종교의 중심지였다. 시기적으로는 다르지만, 워낙 많은 유산들이 남아 있어 우리나라의 고대 도시 경주와 비교되곤 한다.

베트남 현지 사람처럼 인생샷 남길 명소들을 선별해 봤다. 베트남 전통 의상과 모자인 아오자이와 논라(Nón Lá)을 착용하고 찍는 것도 추천한다.

웅장한 해자를 배경으로 인증샷 찍기ⓒ News1

◇ 사방이 인증샷 부르는 왕궁

'후에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 단연 후에 왕궁이다. 1993년 베트남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유적지이자, 후에 역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이다.

후에 왕궁은 143년간(1802~1945년) 13대에 걸친 응우옌 왕조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 응우옌 왕조의 1대 황제인 응우옌 푹 아인(阮福映)은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을 본따 호화스러운 왕궁을 지으라고 명한다. 수천 명의 인부를 투입돼 30년의 긴 시간 끝에 완성된다.

왕궁은 약 2㎞ 길이의 네 개의 성벽 안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를 두 겹의 해자가 감싸고 있다. 기다란 강인 흐엉강에서 물줄기를 끌어온 해자는 인공 섬과 정원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현재 왕궁은 경복궁처럼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인도차이나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 건물들이 심각하게 파괴됐으며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이전 모습의 약 70% 정도 복원되었다고 한다.

중국식으로 지어진 왕궁의 모습ⓒ News1
아오자이 차림을 하고 지나가는 현지인ⓒ News1
왕궁 곳곳엔 인증샷을 찍을 포인트들을 마련했다ⓒ News1
왕궁으로 가는 길에서 아오자이나 농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 News1

후에 왕궁은 어딜가나 그림 같은 풍경으로 사진 찍기 최적의 장소다. 그중 꼭 집을만한 곳으로 △왕궁의 남쪽 정문인 오문(午門, Cửa Ngọ Môn) △황제들이 대관식을 치른 태화전(太和殿, Điện Thái Hòa) △황태후와 황후가 경치를 관람했던 정원 장생궁(長生宮, Cung Trường Sanh) △베트남 전통 건축과 20세기 프랑스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2층 누각 사방무사루(四方無事樓, Lầu Tứ Phương Vô Sự)를 꼽을 수 있다.

태화전은 최근 태풍을 맞은 후 빗물이 새면서 공사 중이라 내부 관람이 어렵다.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간에도 거리가 있어 왕궁을 도는 전기차를 탑승해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입장료 22만동(약 1만2200원)에 별도다.

마을의 주민이 인증샷을 찍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News1
향을 입힐 대나무를 색에 맞춰 분류하고 있는 마을 주민의 모습ⓒ News1
투이 쉬안 마을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인센스ⓒ News1

◇ 응우옌 왕실이 택한 향의 마을

후에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7㎞ 떨어진 곳엔 '인증샷'을 위한 최적의 여행지인 투이 쉬안(Thuy Xuan)이 있다. '인센스 빌리지'로 불리는 향의 마을로 응우옌 왕실에 유일하게 향을 바친 곳이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향을 만드는 것은 이곳 지역 주민들의 주된 일로 마을을 따라 향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향보다도 빨강, 분홍, 노랑, 초록 등 알록달록한 색감에 놀란다. 백단향, 계피, 레몬그라스 등 7가지 향을 구분하기 위해 대나무 인센스(향초)에 색을 입히면서 자연스럽게 화려한 색감으로 꾸며지게 된 것이다. 향은 천연 재료를 사용해 독성이 없다.

가게마다 무료로 인센스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일일 강좌는 아니고 한 두 번 해보는 수준이다. 인센스 가격은 4+1의 40만동(약 2만2000원)이다.

카이딘 왕릉은 수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News1
계성전 옆 계단에서 쉬고 있는 외국인 여행객의 모습ⓒ News1
현란한 장식으로 꾸며진 카이딘 황제릉ⓒ News1

◇ 후에에서 가장 화려한 황제의 무덤

후에에 여러 황제의 무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곳을 꼽으면 12대 황제 카이딘의 능이다. 다른 황릉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만, 유럽식 건축 양식을 많이 가미해 중국식을 본뜬 여타 능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그 배경엔 정사엔 관심이 없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카이딘 황제의 특성이 드러난다. 카이딘은 이 무덤을 짓기 위해 세금의 30%를 올리기도 했다.

무덤까지 가기 위해선 수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 끝엔 휘황찬란한 무덤이 있는 계성전이 나온다. 계성전에는 청동에 금박을 입힌 카이딘 황제의 등신상이 있다. 프랑스에서 제작해 온 것이다. 이 동상 아래 지하 18m엔 황제의 유골이 있다.

계성전의 벽과 천장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화려하고 현란하다. 일본과 중국에서 가져온 자기와 유리를 서양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꾸며놓았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