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인데' 발표한다는 트럼프…알래스카 LNG, 철강·조선 수혜 '주목'

1300㎞ 이을 파이프라인 필요…가스관·소재 공급 기대감 물씬
LNG 운반선도 필요…"韓 조선업계에 발주 늘어날 것으로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이오와에 제철소를 건립하는 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2026.9.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박기범 기자 = 우리나라 철강·조선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할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투자자금을 활용,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540억 달러(약 73조 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LNG 개발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이프라인, 철강 소재, LNG 운반선 등의 수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과 미국 정부가 아직 협의 중인 데다 실제 사업 추진까지 난관도 많아 신중한 모습도 보인다.

파이프라인 수주 기대감…포스코 '소재' 공급 가능성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으로 30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10월 1일 오전 4시 30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발표할 예정(US President Trump will make an announcement with Commerce Secretary Lutnick)이라고 공지했다. 구체적인 발표 내용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 중에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 계획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와 남부 사이에 가스관을 설치하는 초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이 가스관을 통해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남부 항만으로 보내 선박을 통해 수출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서는 1300㎞에 직경 42인치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고 다수의 LNG 운반선도 필요하다.

알래스카 LNG 개발사인 글렌파른이 알래스카 주의회에 제시한 건설비 추정치 중 1단계 가스관 건설비만 132억~169억 달러에 달한다. 철강업계는 가스관용 강관 공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영구동토층에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 속에서 LNG를 수송하기 위해선 고강도·고내식성 강관이 필요하다. 강관은 두께와 직경이 일정한 원통형 철강 제품인데 고압의 가스 액체를 장거리에 수송할 때 사용한다.

포스코그룹이 철강 소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철강 소재 산업이 낙후됐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철강 소재를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렌파른과 맺은 예비 합의서에 파이프라인용 철강재 공급 협력 검토 내용을 포함해 놓은 상태다. 글렌파른 경영진은 포스코 공장을 직접 찾아 생산 라인을 둘러보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철강업체가 에너지형 강관을 직접 프로젝트에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제철을 비롯해 세아제강, 하이스틸, 넥스틸 등은 가스관을 생산하기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공급사로 참여할 수 있다. 세아철강 등은 사업 참여를 위해 스테인리스스틸을 소재로 한 용접강관 기술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지만 수요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사업이 본격화하면 철강업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아 입찰 등이 진행되면 가스관 생산 기업에는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다만 1단계 공급망 건설에 필요한 물량 72만 5000톤 중 3분의 2가량을 그리스의 코린트 파이프웍스, 독일의 유로파이프가 예비 계약을 하는 등 공급망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서 정부 발표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북미 LNG 확대에 LNG선 수요 기대…韓 조선 수주 기회 주목

알래스카 LNG 개발은 조선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LNG 캐나다가 2단계 확장 사업을 확정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LNG 캐나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LNG 생산 능력은 현재 1400만 톤에서 2800만 톤으로 두 배 늘어난다.

특히 LNG선 건조 시장은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LNG 사업이 확대되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나오는 LNG와 관련한 선박은 한국 조선사에 발주가 많이 이뤄지는 편"이라며 "사업이 진행된다면 우리 쪽이 유리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LNG 개발로 인해 해상 운송 수요가 늘어나면 국내 조선사 LNG 운반선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장기 LNG선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은 2031년 세계 LNG 생산능력이 2025년보다 54.2% 증가한 8억 2000만 톤에 달하고, 증설분의 44.2%가 미국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아시아까지 운송 거리가 길어 같은 생산 능력이라도 상대적으로 많은 LNG 운반선이 필요하다. LNG선 수급 균형이 전환되는 시점은 2030년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수주로 공식 LNG선 선가는 하락했지만 한국 조선사들의 실제 수주단가는 연초 수준을 유지하며 중국 대비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도 LNG선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7월 초 기준 17척, 삼성중공업은 이달 14일까지 18척을 수주했고 한화오션은 지난 28일 2척을 추가해 올해 8척을 확보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당장의 LNG선 발주 기대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선박 발주가 나올 수 있지만 개발 자체가 어려운 지역"이라며 "알래스카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아직 먼 이야기라 구체적으로 전망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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