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항공 유럽 취항 2년…프랑크푸르트 접고 프라하 택했다
오는 10월 프랑크푸르트 운항 중단…내년 하계 프라하 취항 전망
상용·환승 시장서 FSC 벽 못 넘어…가격 경쟁력 큰 관광 시장 집중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트리니티항공(091810)이 인천~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기업결합 과정에서 노선을 넘겨받아 취항한 지 2년 만이다.
대신 체코 프라하 노선에 새로 취항한다. 출장과 같은 상용과 환승 비중이 큰 프랑크푸르트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기 좋은 관광 노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은 동계 스케줄이 시작되는 다음 달 25일부터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2024년 10월 취항 이후 2년 의무 운항 기간을 채우자마자 발을 빼는 것이다.
이 노선은 트리니티항공이 티웨이항공 시절 확보했다. 당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유럽 노선 경쟁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은 인천~로마(2024년 8월 취항), 인천~파리(2024년 8월), 인천~바르셀로나(2024년 9월), 인천~프랑크푸르트 등 4개 노선을 넘겨받았다.
프랑크푸르트를 대신할 노선은 프라하다. 트리니티항공은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국제항공운수권 배분에서 인천~프라하 노선 주 3회 운수권을 받았다.
업계는 트리니티항공이 연말 차세대 대형기 A330-900 네오(neo)를 도입한 뒤 내년 하계 스케줄(3월 28일~10월 30일)부터 프라하 노선을 운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유럽 여행 비수기인 겨울을 피하려는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노선 실적은 다른 유럽 노선보다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탑승률은 85%로 바르셀로나(91%), 로마(89%), 파리(87%)에 못 미쳐 유럽 4개 노선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연간 탑승률도 80%로 파리(85%), 바르셀로나(86%), 로마(82%)보다 낮았다.
업계는 원인을 프랑크푸르트의 수요 구조에서 찾았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금융·비즈니스 중심지이며 국제 전시회가 자주 열리는 도시다.
유럽 최대 대형항공사(FSC)인 루프트한자의 핵심 허브로, 유럽 각지로 가는 환승객이 모인다. 관광객이 많은 다른 유럽 3개 노선과 달리 상용·환승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출장객이 많은 노선에서는 FSC 대비 싼 운임만으로 승객을 끌어오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장 항공권은 회사가 비용을 내기 때문에 출장객은 업무 일정에 맞는 출발·도착 시간, 예약 변경 편의성, 항공사 브랜드 등을 고려해 FSC를 선호한다"며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관광 여행과는 항공사 선택 기준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환승 수요를 확보하는 데도 FSC가 유리하다. 환승객은 최종 목적지까지 항공권을 한 번에 구매하고 수하물을 연결해 부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유럽 안에서 다양한 자사 노선과 항공동맹 연결망을 갖춘 FSC가 앞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루프트한자는 이달 기준 프랑크푸르트를 거점으로 유럽 내 9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후발 국적사가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3년 6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취항했다가 같은 해 12월 운항을 중단했다.
당시 회사는 호놀룰루 부정기편 투입에 따른 기재 운용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프랑크푸르트 노선의 상용·환승 수요를 공략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했다.
프라하는 관광객이 중심이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임으로 경쟁할 여지가 크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직접 내는 개별 여행객은 전체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는 항공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료가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여행사 패키지 수요도 공략할 수 있다.
한국과 체코를 오가는 여객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간 여객은 16만3795명으로 전년(9만2404명) 대비 77.3% 급증했다.
올해 1~8월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난 12만9650명이다. 이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여객은 20만명을 넘어 2019년(19만1271명)을 웃돌 전망이다.
현재 인천~프라하 노선은 대한항공이 주 4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항한다.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이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한 곳만 남는다. 트리니티항공이 주 3회 운항을 시작하면 승객이 고를 수 있는 항공사가 다시 늘어난다.
트리니티항공은 지난 4월 인천~헝가리 부다페스트 노선 주 5회 운수권도 확보했다. 내년 하계 시즌 프라하와 부다페스트 취항이 모두 완료되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포함해 동유럽 관광 노선이 3개로 늘어난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트리니티항공이 유럽에 진출한 초기에는 기업결합 시정조치에 따른 노선 이관이 사업 확대의 계기였다면, 2년 의무 운항 기간이 지난 지금은 시장별 수요와 회사 경쟁력을 따져 운항 노선을 조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프랑크푸르트 운항 중단과 프라하 진출은 관광 수요가 많은 시장에 유럽 사업을 집중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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