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제2노조 출발부터 난관…노노 갈등에 '성희롱 의혹'까지

기존 노조 "제2 노조와 협력할 생각 없다"…선 긋기
노조위원장 성희롱 의혹에 근무지 변경·분리 조치도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GS칼텍스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GS칼텍스에 제2 노조인 통합노동조합(통합노조)가 설립됐지만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기존 노조가 통합노조와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선 긋기에 나섰다. 통합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은 기존 노조가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노노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통합노조 위원장은 성희롱 의혹으로 근무지가 변경됐다.

제2노조 통합노조 23일 출범…기존 노조 "협력 생각 없다" 견제

30일 업계에 따르면 통합노조는 지난 18일 창립총회를 열고 노조 설립을 결의한 데 이어 23일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존 노조는 생산기술직 직원으로 구성된 반면 통합노조는 사무직을 포함한 전 직군의 가입을 받고 있다. 향후 통합노조는 주요 교섭 과제로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통합노조는 출범 초반부터 견제받는 모양새다. GS칼텍스 최대 노조이자 기존 노조인 GS칼텍스노동조합은 통합노조 출범 직후 내부 공지를 통해 "현재로서 특정인 1인 외 어떤 정보도 비밀로 가져가고 있는 실체 없는 통합노조와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GS칼텍스노동조합은 "통합노조 설립과 관련해 사전에 우리 노동조합과 어떤 교류와 소통도 없었다"며 "(통합노조 설립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경우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신중히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통합노조에서는 이 같은 기존 노조 입장에 대해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통합노조에 대한 견제를 넘어 '기득권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통합노조원 A 씨는 "성과급 제도 등 직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두 노조가 힘을 모아도 어려운데 오히려 새 노조를 배척하고 있다"며 "시작부터 노조끼리 서로 감정 싸움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생산직 vs 사무직' 교섭 조건 달라…노노 갈등 본격화

두 노조 간 '노노 갈등'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두 노조의 구성원 직군이 다른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사측과 교섭 시 양 노조 간 입장이나 의견 차이가 존재할 수 있어서다.

통합노조는 앞서 출범 당시 "회사가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도 성과급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성원들의 기여에 상응하는 정당한 성과 배분에 앞장서겠다"며 성과급 산정 기준과 지급 방식을 주요 교섭 과제로 제시했다.

회사 실적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업무 기여도와 동종업계 지급 수준, 과거 지급 기준 등을 함께 살펴 성과급 산정 방식을 논의할 방침이다.

기존 GS칼텍스 노조는 생산직만 가입돼 있다. 통합노조는 전 직군이 다 가입할 수 있어 향후 교섭에서 직군별 임금과 처우 등도 논의될 수 있다. 교대근무 체계, 정년 등 정유 업계 근무 특성을 반영해 교섭이 이뤄질 수 있다.

노조위원장, 노조 출범 직후 '성희롱 의혹' 제기…노조 활동 위축되나

통합노조 위원장의 성희롱 의혹도 변수다. 통합노조 위원장은 명절 연휴 이후 복귀한 전날 회사로부터 근무지 변경 통보를 받았다. 한 남성 동료 직원이 위원장에 대해 성희롱을 주장하면서 위원장의 근무지가 변경된 것. 특히 해당 장소는 기존 근무지로부터 약 14㎞ 떨어진 외딴곳으로 통합노조 위원장은 혼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현재 노무법인과 이번 조치가 정당한 피해자 보호조치인지, 아니면 노동조합 설립 및 활동과 관련된 불이익 조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통합노조 위원장으로서 노조 설립 직후 발생한 이러한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확인된 사실과 법적 절차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노조는 "기존 선배 조합의 역사와 헌신을 존중하며 어떤 경우에도 선배 조합과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통합노조의 목적은 선배 조합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힘을 합쳐 구성원의 권익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노조는 10월 6일 출범식을 열고 조합 설립 취지와 향후 활동 방향, 주요 교섭 과제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