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향한 이재용·최태원…韓 4대 그룹, 엔비디아와 동맹 속도

젠슨 황 수상 축하 위해 이재용·최태원 뉴욕행…협력 '한층' 강화
현대차·LG그룹, 엔비디아 파트너로…전면에 나선 주요 그룹 총수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 참석해 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미국 뉴욕에서 만난다.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황 CEO에게 '밴 플리트상'을 수여하는 자리인데 양사 총수의 뉴욕행(行)을 두고 업계에선 엔비디아와의 관계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SK뿐 아니라 현대차(005380)그룹과 LG(003550)그룹 역시 엔비디아가 추진 중인 AI 생태계에 참여, 우리나라 4대 그룹 모두 엔비디아와 맺은 동맹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두 달 만에 만나는 이재용·최태원·젠슨 황…"황 CEO 수상 축하"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28일 오후 6시(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 참석한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황 CEO의 수상 이유에 대해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은 함께 글로벌 기술 환경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 등 국내 기업과 협력을 계속하고 있는 점 등을 염두에 둔 셈이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황 CEO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갈라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엔비디아와의 동맹 강화를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황 CEO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총수들이 뉴욕까지 날아간 것"이라며 엔비디아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행보라고 풀이했다.

이 회장은 연례 갈라에 참석한 후 곧바로 영국 런던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내달 1일부터 '이건희 컬렉션' 마지막 해외 순회 전시가 런던에서 열린다. 최 회장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 직후 뉴욕으로 향했다. 두 총수가 바쁜 일정까지 쪼개가며 황 CEO의 수상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결국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를 염두에 둔 일정이라는 것이다.

실제, 삼성과 SK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본격 양산에 돌입했고 내년에는 후속 제품인 루빈 울트라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주요 공급사다.

일각에선 황 CEO와의 만남에서 HBM을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제품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심도 있는 사업 논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이기에 사업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이 회장과 최 회장의 방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LG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로봇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G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14 ⓒ 뉴스1
엔비디아 플랫폼 활용 기술 적용…'파워 앤 쿨링 파트너로 정식 등재

엔비디아는 최근 삼성·SK그룹 외에도 현대차그룹, LG그룹과도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파트너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파트너 네트워크'(NPN)에 '파워 앤 쿨링'(Power and Cooling) 분야 파트너(Preferred)로 정식 등재됐다.

NPN은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플랫폼과 기술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AI 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파트너와 설루션을 고객에게 연결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DSX 레디'(DSX Ready) 제품군에는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3개와 냉각수분배장치(CDU) 3개 등 총 6개 파트너 제품이 포함됐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BESS 분야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엔비디아와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2029년부터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그 사이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완하면서 자체 기술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고, 엔비디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대규모 차량에 자사 플랫폼을 적용하며 자율주행 생태계를 넓힐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 역시 엔비디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총수들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황 CEO와 이른바 깐부 회동을 했고 구 회장은 삼소(삼겹살 + 소주) 회동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황 CEO와 전략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