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노조, 추석에도 한남동서 농성…'선명성 경쟁'에 무리수
실익·명분 없는 농성 비판에도 사측 압박 목적
신임 집행부 선출 논란 차단 목적 비판도 나와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추석 연휴에도 이재용 회장의 자택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농성을 이어가면서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마무리됐기에 명분은 물론 실효성이 없는 행보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새 집행부 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에선 DX 부문의 결집을 위한 동행노조의 무리수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인근에 차례상을 차리고 사측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농성장에 '같은 회사 같은 권리' '희망퇴직? 희망 재직' 등의 문구와 함께 '회장님. 닫힌 문보다 열린 대화가 필요합니다'라며 사측에 DX 부문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동행노조의 집회는 지난 21일 진행된 한남동 집회의 연장선이다. 동행노조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서초사옥 등에서 집회를 이어오다 최근에는 한남동에서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동행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만 역대급 성과급을 받게 되자 이에 반발하는 DX 부문 직원들을 규합해 세를 키웠다. 올해 초 조합원 규모가 2000명대였지만 임단협을 계기로 조합원을 3만 930명까지 키웠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2만 4462명)를 제치고 2대 노조로 등극했다.
DX 부문 직원들을 결집한 동행노조는 경영진을 향해 DX 부문 구성원들의 임단협에 대한 박탈감을 강조하면서 DS 부문과의 보상 격차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도 면담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 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에선 동행노조의 행보에 대해 명분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미 노사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임단협을 마무리한 이후에 새로운 권리 요구 자체가 무리수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사측이 이미 성과주의를 강조하면서 동행노조의 요구에 선을 그은 상황에서 계속되는 농성은 실익도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행노조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지만 내부적인 문제 등으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동행노조는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차기 위원장과 집행부 선출을 위한 모바일 전자투표를 진행 중인데 안팎에선 후보자의 출마 자격 등을 놓고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권리 조합원 자격 조건을 채우지 못하고 최소 피선거권 기준에도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행노조 집행부는 이를 시정하는 대신 결격을 지적한 선관위원장을 해임하고, 피선거권 자격 기준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하는 '셀프 면죄부' 규약 개정을 시도했다. 또한 결격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후보들은 러닝메이트로 최종 출마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현재 고소·고발 등도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투표 종료 이후에도 정당성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업계에선 동행노조가 향후에도 무리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DX 부문 조합원의 처우 개선 요구를 바탕으로 세력을 키운 만큼 내년 임단협을 앞두고 사측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게다가 동행노조는 3대 노조로 전락한 전삼노와 DX 부문 조합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도 불가피하다. 동행노조는 최근 검찰에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초기업노조 관계자들의 엄벌을 촉구하기도 하는 등 노노 갈등 역시 피하지 않고 있다.
다만 노노 갈등 확산으로 동행노조를 비롯한 노조의 동력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졌고 노노 갈등도 극심해 노조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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