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수주 전쟁…'대형선' 앞세운 中, K 조선 '기술'로 맞선다
中 27만㎥ 초대형선 공세…韓 적재량·증발가스·운항비로 승부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조선 3사가 경쟁국인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 기술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표준 선형(17만4000㎥) 틀을 그대로 둔 채 적재량·증발 가스(BOG)·운항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초대형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28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글로벌 LNG선 발주량은 66척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40척(353만CGT), 중국이 26척(224만CGT)을 수주했다.
표준선 환산톤수(CGT) 기준 점유율은 한국 61.2%, 중국 38.8%다. 중국 점유율은 지난해 급락했다가 1년 만에 다시 반등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먼저 HD현대중공업(329180)은 4개의 탱크로 구성된 화물창 표준을 깨고 이를 3개로 줄인 설계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
프랑스 화물창 기술기업 GTT, 노르웨이 선급 DNV와 함께 개발한 17만6800㎥급 3탱크 설계를 실제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핵심은 단열 격벽 하나를 없앤 것이다. 선체 크기는 그대로 두고 화물창 사이 공간을 줄여 적재 용량을 17만4000㎥에서 17만6800㎥로 약 2800㎥ 늘렸다.
격벽이 사라지면서 화물창 전체 표면적도 줄었다. 그만큼 외부에서 들어오는 열이 줄어 선적된 LNG의 일일 증발률(BOR)은 0.08% 수준으로 낮아졌고, 증발 성능은 약 6% 개선됐다. 증발 가스가 줄면 재액화 설비 가동에 쓰이는 에너지도 감소해 운항 효율·탄소 배출이 동시에 개선된다.
단위 화물당 운반 에너지 비용(UFC)이 적어져 선주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다. 다만 화물창이 커질수록 심해지는 슬로싱(출렁임)은 정밀 강도 해석과 구조·단열 보강으로 해결해 화물을 일부만 실은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첫 적용 선박은 글로벌 선사 BW LNG가 발주한 4척이다. DNV의 기술 평가와 기본 설계 승인을 마쳤으며 2028년부터 2029년까지 순차 인도된다.
선체를 키우지 않아 대형선이 겪는 터미널 접안 제약을 피하면서도 운송 효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선주들의 관심을 크다.
삼성중공업(010140)은 가스를 잃지 않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독자 개발한 저압 이중가스 엔진용 LNG 재액화 시스템인 '엑스-렐리(X-Reli)'가 대표적이다.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화물창에서 자연 기화되는 증발 가스를 다시 액화해 화물 손실을 막는다.
별도 냉매 없이 증발 가스 자체를 냉매로 사용한다. 거제조선소 실증설비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엑스-렐리는 LNG 선사의 경제성 확보뿐만 아니라 LNG 증발 가스의 소각과 대기 배출을 없앨 수 있는 친환경 설루션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액화 기술 자체를 사업화 단계로 끌어올렸다. 이달 태국에서 열린 가스텍 2026에서 자체 개발한 천연가스 액화 시스템 '센스(SENSE)'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에 적용한 개념설계로 미국선급(ABS)과 영국 로이드선급(LR)의 기본 인증(AIP)을 받았고 ABS 기본설계 검증(BDR)도 확보했다.
또한 대형 Type-C 독립형 탱크의 공학적 한계 기법(ECA) 기반 구조 건전성 평가 기술은 한국선급(KR) 인증을 받았다.
다만 삼성중공업의 선형 전략은 중간 지대에 가깝다. 이달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계약한 LNG선 4척은 표준형보다 큰 20만㎥급이다.
한화오션(042660)은 연료와 탱크의 유연성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DNV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LNG 추진 컨테이너선용 연료탱크(IMO Type-B 탱크)의 허용 압력을 기존 0.7bar(g)에서 2.0bar(g)로 약 3배 높였다. 탱크가 더 높은 압력을 견디면 증발 가스를 더 오래 안에 붙잡아 둘 수 있어 운항 유연성과 연료 효율이 개선된다.
LR과는 LNG선 화물창 내부 검사 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마련한다. 화물창의 상태 기반 모니터링 기술과 리스크 기반 안전성 평가 체계를 개발해 현재 5년인 검사 주기를 최대 7.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검사 주기가 길어지면 선주의 운항 공백과 유지보수 비용이 줄어든다.
중국은 대형화를 통해 수송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 후둥중화조선은 지난 6월 길이 344m, 27만1000㎥급 LNG선 건조에 착수했다.
세계 최대 규모로 국내 조선사 주력인 17만4000㎥급 대비 적재량이 약 56% 많다. 후둥중화조선은 LNG 증발률을 하루 0.087% 수준으로 낮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2028년 카타르에 인도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수주를 두고 중국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GTT 화물창 라이선스를 확보한 중국 조선소가 늘면서 한국이 사실상 독점해 온 기술의 희소성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초격차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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