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3400억 끌어모았다"…재무구조 개선, 기단 현대화 속도
자회사 팔고 자본성 차입 통해 부채비율 700% 아래로
올해만 신형 항공기 7대 구매 도입…신형기 비중 34%, 연료비↓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제주항공(089590)이 정보기술(IT) 자회사와 호텔 사업을 매각하고 신종자본차입을 통해 총 3400억 원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1000%를 넘어선 부채비율을 70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구형기는 매각하고,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 항공기를 구매 도입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항공기 도입에 필요한 자금 외에도 계열사 채권 매입과 사옥 임차료 선납 등 현금 지출이 이어져 실제 부채비율 개선 폭은 지켜봐야 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완료한 자산 매각과 이날 인출 예정인 신종자본차입 등을 통해 총 3407억 원 마련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IT 자회사 AKIS 지분 매각으로 432억 원, 호텔 사업 출자금 회수로 528억 원을 마련했다. 또 항공기 3대를 매각해 1447억 원을 마련했고 신종자본차입으로 1000억 원을 조달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6월 AKIS 지분 100%를 모기업 AK홀딩스에 넘겼다. 지난 5월 매각을 결정한 호텔 사업도 지난달 20일 그룹 계열사 애경타운에 영업 양도를 마쳤다. 호텔 사업을 보유했던 종속회사의 유상감자와 이익 분배를 거쳐 지난 18일 제주항공이 회수한 금액은 약 528억 원이다.
보유한 구형 항공기 B737-800 3대는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민간항공사 에어피스에 매각 완료했다. 매각 금액은 1447억 원이다. 도입 7년을 맞아 최초 중정비에 들어가기 전 처분해 향후 정비비 부담을 줄이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이날(23일)에는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신종자본차입 1000억 원을 조달해 인출할 예정이다. 이 중 900억 원은 기존 채무 상환에, 100억 원은 운영자금에 사용한다. 자본을 늘리면서 기존 부채를 줄여 부채비율을 낮추는 구조다.
신종자본차입은 형태상으로는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차입(대출)' 계약이지만, 실질적인 조건에 자본(Equity)의 성격을 부여해 회계 및 규제상 자기자본(기타기본자본 등)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구조화한 자본확충 수단을 말한다.
제주항공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3년 말 약 537%에서 2024년 말 517%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말 754%, 올해 상반기 말 1009%로 상승했다. 상반기 말 재무 상태에 신종자본차입 1000억 원의 전액 자본 인정과 일반 부채 900억 원 상환만 단순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685%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말보다 약 324%포인트(p) 하락하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기단 현대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3년 보잉으로부터 B737-8 2대를 구매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기존 B737-800NG를 신형 B737-8 기종으로 교체하고 있다. 올 들어선 2월 B737-8 9호기, 3월 10호기, 5월 11·12호기, 8월 13호기 등 B737-8 5대를 구매 도입했다.
현재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여객기 42대 가운데 구매기는 B737-8 13대와 B737-800NG 1대 등 14대다. 구매기 비중은 전체 운영기의 33.3%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리스기가 아닌 자체 구매기를 보유한 곳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구매 도입으로 현재 전체 여객기에서 신형 B737-8이 차지하는 비중은 31.0%로 올랐다. 연말까지 B737-8 2대를 추가로 구매 도입하면 전체 여객기는 44대, 구매기는 16대, 신형기는 15대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구매기 비중은 36.4%, 신형기 비중은 34.1%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구매기는 리스기와 달리 계약 종료 시 항공기 반납을 위한 대규모 원상복구 정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향후 발생할 정비 비용에 대비해 설정된 정비충당부채도 완화할 수 있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에 따른 연료비 절감도 기대된다. B737-8은 기존 B737-800NG 대비 연료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4%가량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계열사 거래로 나가는 현금도 785억 원으로 적지 않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9일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대여금 채권을 270억 원에 사들였다. 안정적인 이자수익 확보와 자금 운용 수익성 제고를 위한 행보다.
지난 15일에는 AK홀딩스가 소유할 예정인 서울 강서구 소재 건물을 제주항공 서울 사옥으로 40년 6개월간 빌리기로 했다. 임차료 총액 515억 원은 다음 달 6일 일시 선납할 예정이다. 보증금 없이 첫 6개월 임차료를 면제받는다.
이러한 채권 인수와 사옥 임차는 각각 이자 수익과 장기 사옥 사용권을 확보하는 대신 가용 현금을 줄인다. 자산 매각과 자본성 차입으로 확보한 자금이 기존 채무 상환과 기단 교체는 물론 계열사 거래에 쓰이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과 각종 투자에 필요한 자금 수요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상장 LCC 4곳 중 유일하게 흑자(영업이익 119억 원)를 거뒀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항공산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지만 유류 할증료가 저렴하고 환율 충격이 덜한 일본 하늘길을 확대해 불리한 대외 여건을 극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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