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임단협 일단락에도 '성과급' 갈등 불씨 남아…주주 설득 숙제
10명 중 4명 '반대' 내부 신뢰 회복 급선무…주주 반발 이어져
"추석 전 마무리…앞으로도 구성원과 머리 맞댈 것"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마련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수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올해 임단협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조합원 10명 중 4명은 반대표를 던졌고 통합 노조까지 출범해 앞으로 진행될 임단협은 더 난항이 예상된다. 구성원들의 신뢰 회복과 성과 배분 원칙 정립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정안은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고 주식 지급 비중을 6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15~16일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한 결과 수정 잠정 합의안이 찬성 8731표(57.08%)로 통과됐다. 기존 잠정 합의안이 25표 차로 부결된 지 약 3주 만이다. 전체 선거인 1만6039명 가운데 1만5297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95.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타결이 성과급을 둘러싼 내부 갈등까지 완전히 해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첫 잠정 합의안이 찬성 49.92%, 반대 50.08%로 불과 25표 차로 부결됐고, 수정안도 투표자 10명 중 4명(42.9%) 이상이 반대한 만큼 성과급 지급 방식과 교섭 과정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이 향후 노사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회사가 수정안을 통해 현금 지급 비중을 높이긴 했지만, 당초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체계를 1년 만에 다시 손질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신뢰 문제도 남게 됐다.
실제 이 과정에서 사측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노조가 출범한 점도 회사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새로 출범한 통합노조는 PS 지급 방식뿐 아니라 기존 합의 변경 과정에서의 정보 공개와 조합원 참여, 교섭의 투명성 등을 주요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단순히 이번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넘어 향후 성과 보상과 교섭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고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과제로 남은 이유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 잠정 합의안 부결 이후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성과급을 비롯한 세부 사항을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수정안이 가결된 만큼 실제 제도 운영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불신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다.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은 일찌감치 주주와의 갈등으로도 번진 상태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7월 곽 대표를 성과급 지급과 관련한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이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관련 고발에 대해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법적인 문제 제기 절차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노사 간 임금협상의 범위를 넘어 내부 구성원과 회사의 신뢰 문제, 나아가 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성과 배분 문제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실적과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구성원 보상과 주주환원, 미래 투자 사이에서 어떤 원칙을 세울지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통합노조 출범으로 표출된 구성원들의 불신을 줄이고 성과급 산정과 교섭 과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당면 과제다. 주주들에게도 합리적인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추석 명절 전 최종 합의안 조인식을 진행해 올해 임단협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어려운 과정에 함께 해준 노동조합과 구성원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직면하는 문제들도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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