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현금" SK하닉 임단협 보니…25표차 부결→2165표차 가결

성과급 현금 지급 비중 늘리고 이연 지급금 先지급에 표심 움직여
'매도 가능 첫날' PS 지급 자사주 가치 하락하면 회사 차액 보전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 뉴스1 DB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현금 비중을 높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성공했다. 현금 비중이 40%였던 1차 합의안은 25표 차로 부결됐지만 50%인 2차 합의안은 2165표 차로 '가결'됐다. 직원들의 요구는 결국 '성과급을 현금으로 달라'는 것이었던 셈이다.

또한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1~2년 후 지급 예정이었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이연 지급금을 앞당겨 올해 지급하기로 한 것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PS로 지급받은 자사주 가치가 매도가 가능한 첫날 종가를 기준으로 떨어지면 회사가 차액을 보전해 주기로 하고 발생하는 세금도 부담하기로 한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5표 차 반대였던 합의안…현금 지급 비중 높이자 '찬성' 1221명 증가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전날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2026년도 임단협 재합의안 찬반의 건' 투표 결과, 57.0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투표는 전 조합원의 과반이 참석, 참석 인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는 조건으로 진행됐다.

전체 선거인 1만 6039명 가운데 1만 5297명이 참여(투표율 95.37%)했고 찬성은 8731명(57.08%), 반대는 6566명(42.92%)으로 집계됐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앞서 기존 합의안을 '가결'했기에 이번 수정안에는 따로 투표를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달 24~25일 진행했던 전임직 노조의 임단협 잠정 합의안은 25표 차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선거에 참여한 조합원 1만 5045명 중 찬성은 49.92%(7510명), 반대는 50.08%(7535명)로 집계돼 최종 부결됐다. 이번 임단협 수정안에 대한 재투표 끝에 찬성은 1221명 늘고 반대는 969명 감소한 셈이다.

성과급 현금 지급 비중 확대…이연 지급액 선지급 '효과'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PS 지급 방식이 꼽힌다. 임금 인상률은 부결됐던 최초 잠정 합의안과 같은 6.3%다.

대신 수정안은 성과급 기본 지급 비율을 지난 합의안의 현금 40%, 주식 60%에서 현금 50%, 주식 50%로 조정했다. 또한 주식 지급 비율은 구성원이 50%에서 최대 100%까지 10%포인트(p) 단위로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PS 중 당해 지급하는 80%는 현금 50%, 주식 30%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각각 10%씩 1년, 2년 후에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 현금 지급 비율을 40%에서 50%로 상향한 것이 노조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 성과급 중 내년과 내후년으로 지급이 이연된 물량도 앞당겨 올해 지급하기로 한 것도 표심 변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PS로 지급받은 자사주 가치가 매도 가능 첫 시점의 종가를 기준으로 하락하면 회사가 그 차액을 보전해 줄 뿐 아니라 발생할 세금 역시 회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복지 혜택 확대 역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기혼 가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지원 기준에 '한부모 가정'을 포함해 주거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총 60여 차례에 달하는 구성원 설명회를 통해 제도 변경의 의미와 취지, 효과 등 조합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소통 작업을 벌인 것 역시 수정안 가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노사 간 협의가 장기화한 데 대한 조합원들의 느끼는 피로도와 외부 시선도 수정안 합의의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합의는 한 차례 부결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존 틀 안에서의 자발적인 보완을 통해 해결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추석 명절 전 최종 합의안에 대한 조인식을 진행하고 올해 임단협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