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항문낭이 잘 안 짜져요"…병원 갔더니 발견된 3㎝ 종괴

더케어동물의료센터 강아지 항문낭 종양 증례

동물병원에서 진료받는 보호자와 반려견(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견을 목욕시키거나 미용할 때 항문낭이 잘 짜지지 않는다면 몇 번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 염증이나 농양 등 비교적 흔한 원인일 수 있지만, 드물게 종양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된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24일 경기 구리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는 최근 9세 말티즈(몰티즈) 반려견에게서 약 3㎝ 크기의 종괴가 발견된 사례를 소개했다.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코코'는 최근 미용실에서 "항문낭이 잘 짜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병원을 찾았다.

코코는 항생제와 소염제 복용 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오른쪽 항문낭 주변에서 약 3㎝ 크기의 종괴가 확인됐다. 주변에는 혈류 증가와 염증성 변화도 관찰됐다.

종괴에 가느다란 바늘을 넣어 세포를 채취하는 세침흡인검사(FNA)에서는 상피성 종양으로, 항문낭 아포크린샘 선암이 가장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정민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장은 "항문낭 아포크린샘 선암은 항문낭에 있는 분비샘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라며 "세침흡인검사는 채취한 세포를 토대로 종양을 추정하는 검사인 만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술로 제거한 조직을 검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종양 찾았다고 끝 아니다…'어디로 퍼질지' 확인

항문낭 선암이 의심되면 종괴 자체뿐 아니라 림프절(림프샘) 등 다른 부위로 전이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전이 여부에 따라 병기와 수술 범위, 이후 치료 계획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코코는 엑스레이와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과 함께 '감시림프절 매핑' 검사를 받았다.

감시림프절은 종양 주변의 림프액이 가장 먼저 흘러가는 림프절이다. 종양세포가 림프관을 타고 퍼질 경우 상대적으로 먼저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정민 영상의학과장은 CT를 이용해 코코의 종양 주변 림프 흐름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골반 안쪽의 양측 내장골림프절과 오른쪽 서혜부의 표재서혜림프절 등 총 3개의 감시림프절을 확인했다.

이 과장은 "림프절의 크기만으로는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감시림프절 매핑을 활용하면 단순히 '커진 림프절'을 찾는 데서 나아가 해당 종양과 실제 림프 흐름으로 연결된 림프절을 선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림프절의 세포나 조직을 검사하면 전이 여부를 보다 면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항문 주변 '혹' 만져지면 염증으로 넘기지 말아야

감시림프절을 확인하는 것은 수술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종양 주변 림프절을 일률적으로 광범위하게 제거하기보다 전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림프절을 확인해 검사와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코는 현재 종괴 제거 수술과 조직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을 내리고 감시림프절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추가 치료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수의계에 따르면 항문낭 질환은 강아지에서 비교적 흔하다. 항문낭이 잘 짜지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종양을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염증이나 농양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같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이전에 없던 종괴가 만져진다면 초음파와 세포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민 영상의학과장은 "항문낭이 반복적으로 잘 짜지지 않거나 항문 주변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고 한쪽이 유독 부어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염증이 반복되거나 배변할 때 통증을 보이고 항문 주변을 계속 핥는 행동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피펫]

이정민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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