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등록' 韓화장품 제조시설 54% 증가…깐깐한 '표기·분류' 통관 복병

한국 947곳, 중국 이어 해외 2위…1년 반 새 330곳 증가
171개 제품라인 수입거부…"안전성 아닌 라벨·분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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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국내 화장품 제조시설이 1년 반 만에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제조 기반 제품 확대에 반해 통관 현장에서는 현지 규정에 따른 수입거부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규제 대응 과제도 부상하고 있다.

16일 FDA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FDA에 등록된 한국 소재 화장품 제조·가공시설은 94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617곳과 비교하면 330곳(53.5%) 늘었다.

한국은 FDA에 등록된 해외 화장품 제조시설 가운데 중국(8138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인도 568곳, 이탈리아 328곳, 일본 301곳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해외 등록시설 1만3468곳 가운데 한국 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다.

FDA의 시설등록 숫자는 기업 수가 아니라 등록된 제조·가공시설을 기준으로 한다.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에 따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을 제조·가공하는 시설은 FDA에 시설을 등록하고 정기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제품 역시 FDA에 별도로 리스팅해야 한다.

등록시설 늘었지만 올해 수입거부 171개 라인…지난해 전체 넘어

다만 한국산 화장품 생산 증가에 반해 통관 단계에서 FDA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수입이 거부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FDA의 '수입거부 보고서' 원자료를 집계한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 6일까지 한국산 화장품 가운데 수입이 거부된 사례는 171개 제품라인으로 파악됐다.

아직 2026 회계연도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2025 회계연도 전체(158개) 제품라인을 8.2% 넘어선 수준이다. 여기서 171개는 업체 수가 아니라 개별 수입신고 과정에서 거부된 '제품라인'을 의미한다.

제조사별로 집계하면 서울화장품 제품이 33개 라인으로 가장 많았고 코스맥스 23개, 코스메카코리아 21개, 지디케이화장품 20개, 나우코스 14개 등이었다. 이들 5개 제조사 명의로 기록된 제품라인은 모두 111개로 전체의 64.9%를 차지했다.

다만 FDA 수입거부 보고서에 특정 제조사 이름이 올라갔다고 해서 해당 제조사의 제품 안전성이나 생산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수입거부에는 안전성 문제뿐 아니라 라벨링, 제품 분류, 등록 등 현지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사례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이 일반적인 화장품 산업에서는 제조와 실제 수출·유통 주체가 다른 경우가 많다. FDA 보고서에는 브랜드사보다 제품을 만든 제조사 정보가 중심적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브랜드사나 유통사의 수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제조사 이름으로 집계될 수도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FDA 수입거부 기록에 포함된 당사 제조 제품은 안전성이나 품질 문제가 아닌 라벨링과 제품 분류 등 표기 규정 대응에서 발생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고객사나 유통사가 내수 유통 목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별도의 사전 협의 없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화장품인데 미국에선 '의약품'…선케어 분류 차이도 복병

한국과 미국의 제품 분류 기준 차이도 K-뷰티 업체들이 맞닥뜨리는 규제 변수다. 대표적인 품목이 주요 수출 제품으로 자리 잡은 자외선차단제다.

한국에서는 화장품으로 유통되는 선케어 제품이 미국에서는 일반의약품(OTC) 규제를 받는다. 국내 판매를 전제로 개발·표시된 제품을 그대로 미국에 수출하거나 미국 기준에 맞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반 화장품으로 신고할 경우 통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미국 시장 확대와 함께 제품을 현지에 맞게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규제 대응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현지 유통채널을 빠르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가별 규정 차이를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선케어 제품을 일반 화장품 품목으로 수출하려다 문제가 생긴 경우 등 라벨링과 규정 대응 차이에서 비롯된 이슈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의 라벨링 등 최종 문안 확정과 실제 해외 수출 및 유통사 선정, 통관 업무는 고객사가 직접 관할하고 있다"며 "문제 해소 이후 재통관 여부나 구체적인 건수 역시 실제 수출 주체인 브랜드사가 파악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