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주서 '한국형 공동주택 히트펌프' 첫선…냉난방 전기화
주민 거주 아파트에 냉난방·급탕 시스템 적용…국내 첫 사례
보일러·가스배관 대신 히트펌프…공동주택 전기화 시장 확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LG전자(066570)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민이 실제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 히트펌프를 설치, 냉난방과 급탕을 전기로 전환하는 실증에 나선다. 단독주택 중심이던 국내 주거용 히트펌프 적용 범위를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넓히기 위한 사업이다.
LG전자는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개발공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주택 냉난방 전기화·P2H(Power to Heat) 실증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증 대상은 제주 서귀포시 효돈동 신효아파트다.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12세대가 실제 거주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10월까지 시스템 설계를 마치고 착공해 12월 준공한 뒤 운영 실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전자는 히트펌프 시스템 설계와 고효율 제품 공급, 시운전·유지보수, 운전 데이터를 활용한 성능 평가를 맡는다. 제주도는 제도 개선과 정책 연계, 제주개발공사는 실증 건물 제공과 시스템 운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P2H 시스템 설계와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다.
LG전자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와 가스배관을 히트펌프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보일러 없는 아파트' 모델을 실증한다.
설루션은 세대별 히트펌프 통합 냉난방 시스템과 건물 공용부를 활용한 중앙급탕 P2H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각 세대에 설치되는 히트펌프는 하나의 실외기로 직접 냉방과 바닥 난방을 모두 제공한다. 냉난방용 실외기를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설치 공간을 줄일 수 있고 세대별로 냉난방을 조절할 수 있다.
급탕은 세대마다 별도의 대형 급탕탱크를 두는 대신 중앙 방식으로 운영한다. 아파트 1층 필로티 유휴공간에 중앙급탕용 공기열원 히트펌프와 대용량 급탕탱크를 설치해 각 세대에 온수를 공급한다.
P2H는 전기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하고 남은 전력으로 히트펌프를 가동해 열을 저장한 뒤 급탕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의 전력을 열 형태로 저장할 수 있어 전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입주민 입장에선 기존 보일러와 급탕 설비가 차지하던 공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LG전자는 2008년부터 글로벌 히트펌프 사업을 진행해 왔다. 2011년 국내 시스템 보일러 사업에 진출했고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주거용 일체형 히트펌프 보일러를 공급했다.
LG전자는 이번 신효아파트 실증에서 확보하는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공공임대주택과 기존 아파트 리모델링, 신축 단지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공동주택 전기화 표준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주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동주택에서 히트펌프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경우 주거용 냉난방 전기화 시장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알래스카,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하얼빈 등에 히트펌프 한랭지 연구소를 운영하며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오세기 LG전자 ES연구소장 부사장은 "실제 입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실증은 공동주택 특성에 최적화된 히트펌프 냉난방·급탕 전기화 모델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한 독보적인 히트펌프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주거 환경의 탈탄소 전기화 전환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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