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고양이 유산균, 정말 도움 될까"…연구 결과 살펴보니

정설령 대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소개

프로바이오틱스가 반려동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프로바이오틱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아직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장내 미생물부터 만성 장질환, 피부 가려움까지 긍정적인 변화가 잇따라 관찰되고 있다.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건국대 수의과대학 영양학 겸임교수)는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9회 부산수의컨퍼런스(부산수의콘퍼런스) 2026' 수의마이크로바이오포럼에서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절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유익균을 말한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 것은 물론 병원균 방어와 장벽 기능, 면역체계 조절 등에 관여한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는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장내 미생물 불균형)'는 반려동물의 만성 장병증을 비롯한 여러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질환부터 피부 가려움까지…긍정적 변화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가 제9회 부산수의컨퍼런스 2026에서 열린 수의마이크로바이오포럼에서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 뉴스1

실제 개의 염증성장질환(IBD)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적용 이후 임상적·조직학적 증상이 개선되고 장 점막에 붙어 있는 병원성 세균이 감소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IBD 환견 34마리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식이요법과 스테로이드 치료에 복합 균주 프로바이오틱스를 추가했다. 그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급여한 개에서 장 점막의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락토바실루스)가 증가하고 장벽 기능과 관련된 지표도 개선됐다.

피부가 가려운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포스트바이오틱스, 비타민, 루테인 등을 복합 급여한 결과 위약군보다 가려움증이 빠르게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고양이에서도 비슷한 가능성이 관찰됐다. 건강한 고양이에게 유산균을 급여한 연구에서는 변 상태가 좋아지고 대장균은 감소했지만 락토바실러스는 증가했다. 만성 설사가 있는 고양이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급여한 연구에서도 8마리 중 6마리의 변 상태가 상당히 개선됐다.

다만 이를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이면 질병이 치료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설령 대표는 "반려동물 연구는 사람보다 숫자가 적고 참여 동물 수도 많지 않다"며 "일부 연구는 보호자의 주관적인 증상 평가에 의존하거나 특정 지표의 변화만 확인했다는 한계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아직 반려동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가 제한적인 단계지만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의 방향성이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먹는 펫푸드…프로바이오틱스가 보완책 될까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가 제9회 부산수의컨퍼런스 2026에서 열린 수의마이크로바이오포럼에서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 뉴스1

이날 정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펫푸드의 관계에도 주목했다.

사람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당뇨와 비만, 고혈압, 만성콩팥질환 등 여러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펫푸드 역시 가공 방식에 따라 일반적인 압출 건사료(키블)와 캔, 반습식 제품 등을 초가공식품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만 이를 '건사료가 건강에 나쁘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상업용 펫푸드는 영양 균형을 맞추기 쉽고 미생물 오염 위험을 관리하면서 편리하게 급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대표가 주목한 것은 열처리 과정에서 일부 기능성 영양소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살아있는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는 열에 민감하며 오메가3 지방산과 항산화 영양소 역시 가공 과정에서 감소할 수 있다.

이에 정 대표는 "오메가3나 항산화 영양소를 보충하듯 프로바이오틱스도 펫푸드의 한계를 보완하는 영양 관리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음식만 고집하기보다 반려동물의 상태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음식을 활용하는 것도 제안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모두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은 사람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분변에서 확인되는 세균과 소장 점막에 붙어 있는 세균의 구성도 다르다. 사람의 연구 결과나 분변검사만으로 반려동물의 장 상태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제품의 품질도 살펴야 한다. 시판 프로바이오틱스 중에는 라벨에 표시된 균과 실제 균의 종류·함량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보고됐다. 일부에서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도 검출됐다. 단순히 유산균 수만 보기보다 균주와 제품의 품질 관리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 대표는 "반려동물의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아직 사람에 비해 부족하지만 대부분 연구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펫푸드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가공 과정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오메가3, 항산화 영양소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도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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