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 ESS 추가 수주 기대…대중 규제 강화에 사업 확대 '청신호'
네오볼타와 9GWh 계약…KB證 "수주·생산 여력 충분"
中 ESS 점유율 80%…美 공급망 규제 강화에 韓 반사이익 기대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SK온이 미국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계약을 따내면서 추가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ESS 수요 확대와 대중국 공급망 규제가 맞물리면서 현지 생산 기반과 수주 여력을 갖춘 SK온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달 31일 발간한 '미국은 한국 기업들의 ESS를 필요로 해' 보고서에서 미국의 정책적인 ESS 시장 확대와 공급망 재편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주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K온의 수주·생산 여력을 고려할 때 향후 ESS 사업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온은 최근 미국 네오볼타 파워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9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계약 규모를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한다. KB증권은 올해 미국 ESS 시장이 100GWh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은 대규모 수주라고 평가했다.
미국 ESS 시장의 공급망 재편도 추가 수주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현재 중국 업체들은 미국 ESS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공급망 규제가 강화될 경우 중국 업체 중심의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전력시스템 안보를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행정명령 14420호를 통해 특정 외국 주체(CFE)와 관련된 전력설비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규제 대상에는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와 인버터, 변압기 등 주요 전력설비가 포함된다.
신규 장비뿐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CFE 관련 장비에 대해서도 격리·연결 해제·교체·제거 등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인 시행규칙은 오는 12월 24일 이전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규제 강화가 한국 ESS 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발간한 '미국 전력설비에 대한 행정명령으로 한국 ESS 수혜 기대' 보고서에서 특정 국가가 금지 대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중국산 설비를 겨냥한 조치로 분석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산 ESS 제품에 대한 구매 비중 축소 환경에서 전면 금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 현지 캐파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 ESS 밸류체인에는 긍정적인 이벤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캐파를 늘리고 있다.
미국은 이미 관세와 세액공제 요건 등을 통해 ESS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각종 관세를 합쳐 40.9%로 한국산 12.5%보다 28.4%포인트 높다.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에 대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외국산 BESS 거래까지 제한할 수 있는 규제가 더해지면서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규제 수단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ESS 시장은 정책 지원과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중국산 대체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지 생산 기반과 수주 대응 역량을 갖춘 SK온에는 이번 계약 이후 추가 수주 기회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2조 9460억 원, 영업이익 821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온이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4년 3분기(241억 원) 이후 7분기 만이다. 분사 이후 19개 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이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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