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었는데 간암이"…11살 비숑, 초음파 수술기로 종양 제거

출혈 위험 낮춰 간세포암 완전 절제

안양본동물의료센터는 최근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던 11살 반려견의 간에서 초음파 검사(오른쪽)로 암을 발견하고 치료한 사례를 공개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왼쪽), 병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특별한 증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던 11살 반려견의 간에서 정기검진을 통해 암이 발견됐다. 다행히 종양이 다른 부위로 퍼지기 전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면서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14일 안양본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최근 내원한 11살 비숑프리제 '보니(가명)'는 2년 전 오른쪽 신장에 발생한 낭선종으로 신장절제술을 받은 뒤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아왔다.

평소 컨디션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식욕이나 활력 저하 등 보호자가 알아차릴 만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기 초음파 검사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간 종괴가 발견됐다.

증상 없었지만 간에 2㎝ 크기 종괴

초음파 검사 결과 왼쪽 간엽에서 약 1.75×2.34㎝ 크기의 종괴가 확인됐다. 혈액검사에서는 간수치 상승도 나타났다.

정영은 안양본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은 "간에 생기는 종괴는 혈종과 같은 비종양성 병변부터 양성·악성 종양까지 원인이 다양하다"며 "간은 혈류량이 많은 장기이기 때문에 종괴가 커지거나 파열되면 복강 내 출혈인 혈복이 발생할 수 있고 빈혈이나 쇼크로 이어질 수 있어 발견 후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T 검사로 확인한 간 종괴(병원 제공) ⓒ 뉴스1

의료진은 종괴의 위치와 주변 조직과의 관계, 다른 간엽의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했다.

검사 결과 종괴는 간의 좌측 외측엽에 단독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CT상 다른 부위에서 뚜렷한 종괴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상검사만으로 양성 병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지만 간수치 상승까지 동반된 점 등을 고려해 수술적 제거를 결정했다.

출혈 위험 큰 간 수술…초음파 수술기로 정밀 절제

간 수술에서 의료진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출혈이다. 간에는 많은 혈액이 흐르고 있어 수술 과정에서 주요 혈관이 손상되면 상당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먼저 종괴가 위치한 간엽으로 이어지는 간문맥과 동·정맥의 위치를 확인해 결찰한 뒤 간엽절제술을 시행했다.

안양본동물의료센터 의료진은 간 종괴 환견에게 초음파 수술기 '소노큐어'를 사용해 간엽절제술을 진행했다(병원 제공). ⓒ 뉴스1

수술에는 초음파 수술기 '소노큐어(Sonocure)'가 사용됐다. 소노큐어는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간 조직을 파쇄·유화해 흡인하면서 혈관이나 신경 등은 최대한 보존하는 장비다. 혈관이 많은 간을 절제할 때 출혈과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술로 떼어낸 조직을 검사한 결과 최종 진단은 간세포암(HCC·Hepatocellular carcinoma)이었다.

다행히 종양 주변의 정상 조직까지 충분히 포함해 제거한 '절제연(수술로 떼어낸 조직 절단면)'이 깨끗한 것으로 확인됐다. 암세포가 절제 면에 남아 있지 않은 완전 절제가 이뤄진 것이다. 보니는 수술 후 내과로 인계돼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추가 치료와 추적관리를 계획하고 있다.

"노령견 간종양, 증상 없어도 정기검진서 발견 가능"

이번 사례처럼 간종양은 초기에는 보호자가 알아차릴 만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종양의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식욕 저하나 체중 감소, 무기력, 구토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정영은 과장은 "간종양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기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며 "간은 혈액 유입이 많은 장기라 종괴가 파열되면 심각한 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발견했을 때 정확한 검사를 통해 치료 방향을 신속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나이가 많은 반려견이라면 겉으로 건강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질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몸속 변화를 확인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양본동물의료센터는 미국동물병원협회(AAHA) 인증을 받은 2차 동물병원으로 24시간 중환자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초음파 수술기를 비롯한 첨단 장비를 활용해 출혈 위험이 높은 간 수술과 수술 후 집중관리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해피펫]

정영은 안양본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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