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넘어 배터리 배송…롯데글로벌로지스, 美 BESS 물량 3배↑

LG엔솔 공장서 10여개 주로…생산 확대 따라 하반기 추가 수주
택배 영업익 58% 줄 때 해외사업은 36% 증가…특화물류로 수익원 다변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미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BESS 내륙운송 사업을 확대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미국에서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완제품 운송 물량을 올해 하반기 3배로 늘린다. 동유럽에 이어 북미에서도 배터리 물류를 키우며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피닉스서 美 10여개 주로…하반기 물량 3배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미국 피닉스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BESS 완제품 공장에서 현지 수요처까지 제품을 운송하고 있으며, 하반기 물량을 상반기의 3배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BESS 내륙운송을 처음 수주했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 생산을 확대하면서 추가 물량을 확보했다. 현지 전담 조직이 피닉스 공장에서 출하된 완제품을 미국 10여개 주로 운송하고 관련 영업·컨설팅도 수행한다.

이번 수주는 국내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미국으로 보내는 수출입 물류가 아니라 미국 공장과 각 주의 설치 현장을 잇는 현지 운송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북미 투자가 늘면서 물류 수요도 공장 건설용 설비·원자재에서 현지 생산 완제품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BESS는 배터리 셀과 모듈·팩, 랙, 컨테이너 등을 결합해 전력을 저장한 뒤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시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공급하는 설비다. 규격화된 상자를 정해진 배송망으로 처리하는 택배와 달리 화물 규격과 설치 장소, 프로젝트 일정에 맞춘 운송 설계가 필요하다.

리튬 배터리는 미국 교통부의 위험물 운송 규정도 적용받는다. 충격이나 단락, 손상에 따른 화재 위험이 있어 화물 고정과 손상 방지, 위험물 표시, 취급 절차 등을 관리해야 한다. 배터리 운송 경험과 현지 운영 역량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이유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현지 배터리 저장설비 용량은 2024년 19.9GW에서 지난해 33.2GW로 약 67% 증가했다. 올해 새로 가동될 예정인 배터리 저장설비도 24.3GW에 달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가 BESS 설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며 북미 공급을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ESS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 중반까지 상승했으며 연말에는 30% 중반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북미 생산 거점 5곳을 기반으로 연말까지 5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국내 택배 수익성 주춤…동유럽 이어 북미 배터리 물류 확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배터리 물류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사업별 수익성 차이가 있다. 지난해 라스트마일(국내 택배) 사업 매출은 1조 3920억 원으로 전체의 40.9%를 차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8.5% 감소한 135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을 담당하는 글로벌사업(GBS) 매출은 3013억 원으로 라스트마일 사업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35.7% 증가한 9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작아도 영업이익은 택배사업의 70% 수준까지 올라왔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매출은 853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79억 원으로 10.5% 감소했다. 주 7일 배송 도입에 따른 초기 비용과 택배 단가 하락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이차전지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헝가리 법인을 중심으로 동유럽 배터리 물류를 확대하고 원자재 운송부터 완제품, 폐배터리 회수·재활용까지 공급망 전반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BESS 수주는 동유럽에서 쌓은 배터리 물류 경험을 북미 완제품 운송으로 확장한 사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미국 댈러스 법인과 로스앤젤레스·휴스턴·시카고·뉴욕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멕시코에도 법인을 세워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물류업계의 배터리 물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미국 공장 3곳에 자재와 생산설비를 운송하는 3000억 원 규모 사업을 수주했고, 한진은 리튬염 생산설비 모듈 운송과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이번 운송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북미 시장에서 다양한 운송 분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