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냉방비 덜어준 '소상공인 바우처'…공공요금 1804억 결제

전체 사용액 5057억 원…총지원 규모의 87.4%
공과금 비중 35.7%…유류비 이어 두 번째 높아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상인이 땀을 닦고 있다. 2026.8.5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소상공인들이 올해 경영안정 바우처로 결제한 공공요금이 1800억 원을 넘어섰다. 폭염으로 냉방기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기·가스·수도요금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가 영세 사업자의 여름철 고정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6일 기준 소상공인 경영안정 바우처 전체 사용액 5057억 6900만 원 가운데 공공요금 사용액이 1804억 1100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사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7%로 차량 연료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바우처 사용액 중 공과금은 유류비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해 소상공인의 냉방비 부담 완화에 유의미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공요금에는 사업장에서 납부하는 전기·가스·수도요금이 포함된다. 지난 5월 공개된 사용처별 집계에서는 전기요금 사용액이 869억 원으로 공공요금 항목 가운데 가장 컸다. 가스요금에는 411억 원, 수도요금에는 381억 원이 각각 사용됐다.

폭염기에는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매출과 관계없이 전기요금 부담이 커진다. 음식점과 카페, 편의점은 냉방기와 함께 냉장·냉동·조리 설비를 장시간 가동해야 하고, 미용실과 세탁소 등도 영업 특성상 전력 사용을 줄이기 어렵다.

매출이 감소하면 원부자재 구매량이나 영업시간은 일부 조정할 수 있지만 냉장고와 냉방기 등 필수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기는 어렵다. 늘어난 전기요금을 판매가격에 즉시 반영하기도 어려워 바우처를 통한 공공요금 지원이 영세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직접 낮추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2026년도 소상공인 신년 경영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2.7%가 올해 가장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으로 전기·가스요금 등 공과금을 꼽았다. 원부자재비를 선택한 응답자가 36.7%로 가장 많았고 공과금이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소상공인의 58.2%는 월평균 영업이익이 3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냉방비를 비롯한 공공요금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는 사업자가 절반을 넘는 셈이다.

경영안정 바우처는 2025년 연 매출액이 0원 초과 1억 400만 원 미만이면서 현재 영업 중인 소상공인에게 최대 25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약 230만 명이며 총지원 규모는 5790억 원이다.

바우처는 전기·가스·수도요금과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보험료, 차량 연료비, 전통시장 화재공제료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신청 과정에서 선택한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로 지정 항목을 결제하면 바우처 잔액이 자동으로 차감된다.

지난 6일까지 실제 사용된 5057억 6900만 원은 전체 지원 규모의 87.4%에 해당한다. 공공요금으로 결제된 금액만 따져도 총지원 규모의 31.2%를 차지한다.

상반기에는 고유가 영향으로 차량 연료비가 가장 큰 사용처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에는 공공요금 부담이 부각되고 있다. 소상공인이 경영 여건에 따라 당장 필요한 비용을 선택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한 바우처의 설계가 유류비와 냉방비 등 시기별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