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2Q '숨고르기' 끝…메가 프로젝트 타고 하반기 반등 기대
증권가 "국내 AI 데이터센터 철강 수요 150만톤 증가 전망"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 프로젝트를 타고 실적 반등에 나선다. 지난 2분기에는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속에서도 주요 업체들이 흑자를 유지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첨단산업 투자 확대와 판가 회복, 원재료 가격 안정이 맞물리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철강 사업)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74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577억 원, 동국제강은 4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두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업체별로는 판매량 증가와 제품 가격 회복이 실적을 떠받쳤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판매 증가와 판매가격 정상화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고, 동국제강은 계절적 성수기와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산업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봉형강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 조선업 호조에 따른 후판 판매 증가와 수출 확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했다.
다만 업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데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지속돼 내수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수요산업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건설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판매가격 정상화와 AI·반도체 중심의 메가 프로젝트를 꼽고 있다.
포스코는 상반기 제조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만큼 하반기에는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과의 가격 협상을 통해 판가를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판매량도 줄이지 않고 조강 생산량을 3분기 900만톤 수준까지 끌어 올려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자동차용 강판은 8월부터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고 조선용 후판 역시 단가 인상을 추진하는 등 스프레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인프라 투자 확대가 봉형강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수출 확대 전략과 조선용 후판 판매 증가도 하반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업계는 AI 데이터센터가 철강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와 냉각설비,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등의 하중이 커 고하중, 기둥 사이를 넓힌 장스팬 구조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대형 H형강과 후판, 철근 등 구조용 강재 사용량이 많이 늘어날 뿐 아니라 발전설비와 송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인프라 투자도 함께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현대제철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GW)당 건설에 약 18만~20만톤, 메모리 반도체 공장(팹) 1기에는 약 10만톤의 철강재가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철근과 H형강 등 봉형강은 물론 열연·냉연·후판까지 대부분의 철강 제품이 사용되는 만큼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될수록 철강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와 민간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철강업계도 새로운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도 AI 인프라 확대가 철강업계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국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철강 수요가 최대 150만톤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철강 수요의 약 3% 수준으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봉형강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대표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원재료 가격 안정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내 반덤핑 조치와 K-스틸법 시행 역시 중국산 저가재 유입 완화와 저탄소 철강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철강 업황이 판매가격(P) 회복, 판매량(Q)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은 여전히 더딜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가 프로젝트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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