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항공업계 '식은땀'…기업들 냉방기 추가 설치·휴식 시간 확대

'안전사고' 우려 항공업계 긴장…실외 작업장, 휴식시간 대폭 보장
공장 내 냉방시설 확충…AI 기술도 '폭염 대책'에 적극 활용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5일 전북 전주시 효자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8.5 ⓒ 뉴스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현우 정윤미 기자

(폭염이 지속되면) 사전 검토를 통해 항공기 탑승객 수·화물 탑재량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40도를 웃도는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자 잔뜩 긴장한 항공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폭염 상황에 따라 탑승객 수와 화물 탑재량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항공업계는 폭염이 지속되자 안전관리에 초비상 상황이다.

주요 기업들도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대거 늘면서 안전사고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야외 작업 비중이 높은 업종에선 상황에 따라 작업을 중단하고 있다. 실내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업종에선 공장 외곽 근무자들의 안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폭염 지속되자…항공업계, 탑승객 수 제한 가능성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항공사들은 종합통제센터를 통해 항공기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온이 상승하면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서 양력·엔진 출력이 줄어들고 이륙에 필요한 활주 거리·속도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사전 검토를 통해 탑승객 수·화물 탑재량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온 상승에 의해 이륙 성능이 제한되는 경우 화물·수하물 등을 줄인 후 운항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폭염으로 활주로 표면이 깨지거나 변형이 발생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앞서 2018년 일본 도쿄의 하네다 공항은 폭염으로 활주로에 구멍이 생겨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속출했다. 또 2022년 영국 런던 근교의 루턴 공항에서 폭염으로 인해 활주로 일부 구간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해 항공편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기업들의 제조 현장도 비상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평택·화성·기흥·수원과 천안·아산 등 사업장 외곽 근무자를 대상으로 수시로 체온을 점검하고 생수와 이온 음료, 개인 보랭 장구를 지급하고 있다. 최고 기온에 따라 휴식 시간도 탄력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오는 9월 말까지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 폭염 시에는 체감온도별 휴식 시간을 부여하거나 작업 중지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협력사 구성원을 위한 스마트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혹서기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공장 내 냉방시설을 확충했다. 폭염 속에서 공장 내부 온도를 적정 온도인 26도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서비스 매니저들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체감 온도에 따라 50분 작업 시 10분 이상 휴식 혹은 45분 작업 시 15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부여하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시에는 옥외작업을 금지하고 있다.

실외 작업장 많은 업종…휴식시간 보장하고 작업 중지도

실외 작업장이 대부분인 데다 햇빛에 달궈진 철판이 둘러싼 곳에서 근무해야 하는 조선업계 역시 안전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독(dock) 안 내부 온도는 40~50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7~9월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 작업 시 오전·오후 휴식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분으로 늘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기온 28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30분, 31.5도 이상이면 60분 연장한다. 삼성중공업은 작업장 지열을 낮추기 위해 살수차를 이용해 하루 5회 물을 뿌리면서 대응하고 있다. 하루 사용하는 물만 8톤에 이른다.

중공업 역시 폭서기 매뉴얼에 따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은 체감온도 기준과 무더위 시간대별로 휴식 시간과 작업시간을 조정해 근로자를 보호하는 폭염 대비 안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철도차량과 전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경우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폭염주의보부터는 매시간 10분씩 그늘에서 휴식 시간을 제공한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의 폭염경보부터 매시간 15분씩 휴식 시간 제공하며 무더위 시간대(오후 2~5시) 옥외 작업 중지, 업무 담당자를 지정해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또 시원한 생수와 빙과류 등을 매일 제공하고 온열질환 일일 점검표를 통해 작업자 건강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시멘트업계 역시 온열질환 예방조치를 진해 중이다. 한일시멘트는 작업공간 내 냉풍기, 대형 선풍기를 비치하고 있고 쿨링 스카프, 쿨링 패드도 지급하고 있다. 삼표그룹도 충분한 식수 제공 및 휴게공간 마련뿐 아니라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신규 배치 근로자 등 온열질환 민감군을 사전에 파악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선 인공지능(AI)을 활용, 폭염 상황에도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프로 안전관리 설루션 중 하나인 '열 스트레스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산업 현장의 온도와 습도 등 환경 정보에 근로자의 심박수 패턴과 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온열질환 위험도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체감온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폭염 단계별 위험도를 예측하는데 일부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TBM AI 비서'를 활용해 혹서기 작업 전 안전점검(TBM)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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