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공익법인 3곳, 연내 한진칼 지분 1.19% 매입…호반 공세 차단

조원태 측·호반 간 지분 격차 0.42%p→1.60%p로 확대
우호지분 많아 경영권 변동 가능성 없어…'최대주주' 상징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항공 신규 기업이미지(CI) 변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2025.3.11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진그룹 계열 공익법인 3곳이 총 1045억 원을 들여 그룹 지주사 한진칼(180640) 지분 매입에 나섰다. 취득 예정 주식은 총 79만 1148주로 지분율이 1.19%포인트(p) 상승한 4.24%를 보유하게 된다.

이는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 확대에 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을 늘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연내 지분 매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21.75%로 현재 대비 1.19%p 상승한다. 호반그룹(20.15%)과의 지분 격차는 0.42%p에서 1.60%p로 벌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조 회장 측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14.90%, 산업은행이 10.58%를 보유하고 있어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석인하학원, 대한항공 주식 전량 처분키로…매각 대금으로 한진칼 주식 추가 매입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달 22일 보유 중인 대한항공 보통주 259만3934주와 우선주 6932주를 올해 말까지 전량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정석인하학원이 현재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0.70%) 전량이며, 예상 처분 금액은 736억 1500만 원이다.

정석인하학원은 대한항공 주식 매각 대금에 기존 보유 자금을 더해 올해 말까지 한진칼 보통주 77만 3676주를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다. 예상 취득 금액은 1022억 8000만원이다. 매입을 마치면 정석인하학원의 한진칼 지분은 현재 1.90%에서 3.06%로 1.16%포인트(p) 상승한다.

장학법인 정석물류학술재단과 일우재단도 한진칼 지분 매입에 가세했다. 두 재단은 올해 말까지 한진칼 보통주를 각각 1610주, 1만 5862주 추가 취득하는 계획을 지난 6월 공시했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의 지분 매입 규모는 2억 원으로, 지분율은 1.02%를 유지한다. 일우재단은 19억 7000만 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0.14%에서 0.16%로 0.02%p 높인다.

공익법인 3곳의 취득 예정 주식은 총 79만 1148주, 예상 취득 금액은 1044억 5000만 원이다. 계획대로 매입을 마치면 세 법인의 한진칼 보통주 보유량은 총 283만 156주로 늘어난다. 전체 보통주의 약 4.24%로 현재 대비 1.19%p 상승하게 된다.

한진칼은 공익법인의 지분 매입은 통상적인 투자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한진칼 관계자는 "법인의 필요에 따라 안정적 운영 재원 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통상적 투자로 알고 있다"며 "자산운용 및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관련 지분을 매매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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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호텔 이어 산업까지 매입 가세…공익법인, 의결권 제한에도 '매집 제한' 효과

공익법인들의 지분 매입은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호반그룹은 지난달 10일 한진칼 보유 주식이 1345만 4674주로 113만 2900주 늘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18.46%에서 20.15%로 1.69%p 상승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가 102만 755주를 추가 매입했고 호반산업이 11만 2145주를 취득하며 특별관계자로 새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호반그룹과 조 회장 측(20.57%) 간 지분율 격차는 0.42%p까지 좁혀졌다. 호반그룹이 지주사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된 배경이다. 앞서 호반그룹은 2022년 호반건설을 통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13.97%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산업 등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꾸준히 확대했다.

그러나 이번 한진그룹 공익법인 3곳의 매입 예정분 79만 1148주를 더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21.75%로 현재 대비 1.19%p 상승한다.

다만 공익법인 3곳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이 그대로 조 회장 측 의결권에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보유한 국내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임원 선임·해임과 정관 변경, 비계열사와의 합병 등 일부 안건에 한해 예외적으로 행사할 수 있지만 특수관계인과 합산해 발행주식 총수의 15%를 넘을 수 없다.

그럼에도 한진칼 주식을 그룹 산하 재단에 묶어두면 호반그룹이 시장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을 줄일 수 있다. 직접적인 의결권 확대보다는 호반의 추가 지분 매집을 견제하는 '봉쇄 지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이 1대 주주로 등극하더라도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최대 주주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공익법인이 지분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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