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하닉 매수 48억원인 이유 있었네…사전공시 규정 최대치

6개월 누적 50억 이상 거래시 계획 사전공시 필요
공시 없이 신속하게 책임경영 의지 피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날(30일) SK하이닉스(000660) 주식을 3620주(48억 원)만 매수한 것은 사전공시 규정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르면 거래금액 50억 원 이상을 매매하려면 거래 개시일 30일 전까지 거래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최 회장의 이번 매입 규모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수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관련 규정을 지킨 절충점이었던 셈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통해 최 회장이 전날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보유 주식은 기존 0주에서 3620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등 전체 보유 주식은 직전 보고서 기준 1억 4612만 4531주에서 1억 4612만 8151주로 3620주 증가했다. 최대주주는 SK스퀘어로, 1억 46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의 이번 매수 금액은 전날 SK하이닉스 종가(132만 2000원) 기준 약 47억 8600만 원(약 48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이번 장내 매수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는 관련 공시 규정 때문이다.

현행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르면 상장회사 임원이나 주요주주가 거래 개시일을 기준으로 과거 6개월과 향후 거래 기간에 거래할 주식을 합산해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또는 거래금액 50억 원 이상을 매매하려면 거래 개시일 30일 전까지 거래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거래 수량이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이고 거래금액도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만 사전공시 의무가 면제된다.

거래금액을 과거 6개월간 합산하도록 한 것은 거래를 여러 차례 나눠 공시 의무를 피하는 이른바 '쪼개기 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최 회장이 향후 6개월 이내 사전공시 없이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은 50억 원에서 이번 매수 분을 제외한 수준이다. 이 금액 이상을 추가로 매수하려면 누적 거래금액이 50억 원 이상이 돼 거래계획을 미리 공시해야 하며, 실제 매수는 공시일로부터 최소 30일 뒤에나 할 수 있다.

이번 거래 규모는 현행 사전공시 제도상 별도 사전공시 없이 집행할 수 있는 최대 범위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책임경영 의지를 신속히 시장에 전달하면서도 현행 제도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준수한 사례인 셈이다.

최 회장은 반도체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과 함께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식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298만 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락해 이날 132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 주가와 관련해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며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