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기 만에 K배터리 3사 '흑자'…ESS·유럽 EV 타고 하반기 반등

AI·ESS 수요 확대와 북미 공략이 이끈 K배터리 2분기 턴어라운드
하반기 미국 ESS 캐파 확대 및 유럽 전기차 맞춤형 전략 가동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사람들이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2026.3.1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로 긴 침체기를 겪어온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을 깨고 반등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나란히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당초 하반기로 예상됐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급증과 북미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ESS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며 배터리 업계의 실적 방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도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ESS 호황·유럽 EV 판매 회복…3사 실적 반등 견인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2분기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배터리 업계의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 시점을 하반기로 예상했지만, ESS 출하 확대와 북미·유럽 시장의 판매 회복이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 5602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분기 실적에는 북미 생산보조금(IRA Tax Credit 등) 2410억 원이 반영됐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ESS 사업이다. EV 생산능력을 ESS로 전환하며 수요 변화에 대응한 결과 ESS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배 성장했고,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후반까지 확대됐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해 상반기에만 3조 원 이상의 신규 ESS 수주를 확보했다.

삼성SDI는 시장의 적자 전망을 뒤집고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은 3조 7688억 원, 영업이익은 2038억 원을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등 고출력 제품 수요 증가와 미국 생산 확대 효과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삼성SDI는 BMW·아우디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고객군을 확대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경쟁력도 강화했다.

SK온은 2분기 반등 폭이 가장 컸다. 매출 2조 9460억 원, 영업이익 8218억 원을 기록하며 분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7분기 만의 흑자 전환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영업이익이다.

아시아 지역 판매량 확대와 원가 절감 성과에 더해 고객사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 IRA세액공제 증가 등이 실적 개선 폭을 키웠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구조 재편을 마무리하며 비용 부담을 낮췄다.

업계에서는 이번 2분기 실적을 K배터리가 최악의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시장 회복만 기다리는 대신 ESS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지역별 수요 변화에 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하면서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성SDI 부스를 찾은 사람들이 전고체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2026.3.11 ⓒ 뉴스1 최지환 기자
美 ESS·유럽 EV 투트랙…K배터리 체질 개선 승부수

하반기 K배터리의 핵심 전략 역시 미국 ESS 시장 확대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을 겨냥한 '투트랙' 대응이다. ESS 사업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핵심이다. AI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 확대로 미국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용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하고 현지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거점을 확대해 연말까지 5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ESS용 각형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SK온 역시 하반기 ESS 수주 확대를 통해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를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경쟁력을 앞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 공급 확대와 유럽 고객 대응력을 높이고, 삼성SDI는 BMW·아우디·벤츠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SK온 역시 주요 고객사 중심의 생산 효율화와 원가 개선을 통해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응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가격 공세와 글로벌 공급 과잉은 여전히 변수다. 업계에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이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흑자 전환은 배터리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하반기에는 ESS 성장과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참석자들이 SK온의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2026.3.11 ⓒ 뉴스1 최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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