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닉, 'AI 슈퍼사이클' 입증…MS·메타도 웃었다

삼성 DS 영업익 89.2조 '역대 최대'…HBM4·2나노 경쟁력 확인
AI 공급자·수요자 모두 호실적…'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완화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단기 호황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한층 약해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앞세워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둔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썼고, AI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역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AI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다.

이처럼 AI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과 이를 구매하는 글로벌 빅테크가 동시에 성장세를 입증하면서 시장에서 제기됐던 'AI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다.

AI 공급망, 동시에 웃었다…삼성, 파운드리까지 수혜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발표 기간의 가장 큰 특징은 AI 공급망 전반에서 성장세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전자(005930)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 5000억원, 영업이익 89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썼다. 이 가운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127조 5000억원, 영업이익 89조 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률은 70%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데 적극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 모두 역대 최대 비트 판매량을 기록했고, 서버 대상 매출 비중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업계 최고 성능의 HBM4 공급을 확대하고 상반기 업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E 샘플을 공급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반기에는 DDR5와 HBM4, SOCAMM2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사업도 AI 효과를 누렸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시스템온칩(SoC)과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로 상반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파운드리는 HBM 베이스 다이와 북미 고객사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동률이 개선됐다. 2나노 HPC(고성능컴퓨팅) 고객 확보도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29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000660)도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 3187억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원,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 측은 HBM과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 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마무리했고,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HBM4E 역시 상반기 샘플 공급을 완료했으며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메모리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MS·메타도 투자 확대…"AI 피크아웃 우려 완화"

AI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만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AI 반도체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글로벌 빅테크들도 같은 방향의 신호를 보냈다는 점이 의미를 더한다.

MS는 2026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 900억 달러(약 130조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876억 2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AI 서비스가 포함된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한 393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2분기 매출 608억 달러(약 87조 8000억 원)로 시장 예상치(601억 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메타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자본적지출(CapEx) 확대 기조를 유지하며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시한 전망과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지속에 따라 서버용 D램과 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HBM 수요 증가로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투자 확대가 계속될수록 빅테크의 자본 부담도 커질 수 있어, 향후 투자 속도 유지 여부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