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2Q '사상 최대' 성적표…숫자보다 중요한 키워드 LTA·낸드·증설
매출 79.3조·영업이익 60.5조…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불식
LTA 10여곳 마무리 '중장기 수요 확보'…증설 속도·포트폴리오 확대
- 박기호 기자,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김진희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분기에만 60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한 분기 만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 역시 글로벌 주요 빅테크를 뛰어넘는 등 압도적인 경쟁력을 과시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자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가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Long Term Agreement) 협상을 마무리했고 업계 주요 고객들과 추가 논의도 이어가면서 중장기 메모리 수요도 확보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을 높이는 등 포트폴리오도 확대, 종합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기지 증설에도 속도를 내면서 수요에 기반한 투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9조 3187억 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6.8%와 557.2%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76.3%로 1분기보다 약 4%포인트(p) 상승하며 수익성이 더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매출 83조 9000억 원과 영업이익 63조9800억 원에는 다소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실적 배경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메모리 공급사들이 HBM, 서버용 D램 생산 확대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었고 이는 공급 부족 현상으로 연결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범용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37%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역시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확산됨에 따라 메모리 수요 기반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고객사와 중장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년 계약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핵심 고객을 포함해 10여 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Long Term Agreement) 협상을 마무리했고 업계 주요 고객들과 추가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만 기대지 않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 콜에서 LTA 기간에 대해 "통상 5년이 기본이지만 구체적인 고객과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 환경과 고객 수요를 고려, 적정 수준에 (LTA 비중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LTA를 통해) 단기 시장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줄이고 고객과 당사의 사업 중장기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에 대해 "아비규환이라는 이야기까지 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박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AI 쪽으로만 한정해도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소 60~100%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전체 반도체로 봐도 최소 50~60% 이상 는다고 봐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생산 능력 확대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오픈 이후 생산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할 수 있는 투자도 진행 중이다. 최근 발표한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 계획도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은 차세대 D램, AI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충북 청주는 낸드,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생산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생산 거점은 국내외를 구분하기보다 전력, 용수, 인력, 공급망, 반도체 생태계, 고객 접근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했다.
동시에 중장기 성장 기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동시에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을 유지해 생산능력과 재무 건전성도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증설을 계획보다 앞당기면서도 수요 기반에 다른 투자 원칙을 명확하게 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도 불식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재무 여력도 크게 강화됐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33조 6000억 원 증가한 88조 원을 기록했다. 반면, 차입금은 7000억 원 줄어든 18조 6000억 원에 그치며 순현금은 69조 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범용D램뿐 아니라 낸드 매출 비중을 늘리고 후반기부터는 HBM4 매출 역시 확대해 종합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에서 D램 비중은 78%, 낸드플래시 비중은 21%로 알려졌다. 또한 D램 매출의 30~40%가 HBM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분석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며 "HBM과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최고의 수익성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만 낸드플래시는 전분기 대비 ASP가 55%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낸드의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고용량,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와의 경쟁력 격차를 확대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낸드의 역할이 AI 시스템 메모리 계층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eSSD를 중심으로 낸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 낸드 전략은 고객 워크로드에 맞는 최적의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스토리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낸드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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