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브콜에 실적 날개 단 K-선박엔진…"AI 데이터센터로 도약"
HD현대마린엔진·한화엔진, 단가 상승 등에 호실적 기대
상반기 수주 작년 실적 상회…"2028년 데이터센터 공급 본격화"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선박엔진 업계가 글로벌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도 실적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를 넘어 중국 조선사 물량까지 소화하면서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린 결과다.
업계는 생산시설을 확대하며 발주 물량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라는 새 먹거리까지 떠오르면서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이어진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28일) HD현대마린엔진(071970)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2% 증가한 31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81억 원으로 29.1% 늘었다.
현재 실적 공개 전인 업체들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엔진(082740)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66.0% 증가한 561억 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중공업(329180) 엔진기계사업부도 2000억 원대 안팎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사별 영업이익 전망치는 △NH투자증권 2380억 원 △DS투자증권 2270억 원 △상상인증권 2020억 원 △iM증권 1802억 원 등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18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선가가 가파르게 오른 2024년 전후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생산 라인에 오르며 실적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시 고가에 따낸 일감이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엔진 평균판매단가(ASP)도 함께 올랐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2행정 엔진 ASP는 지난해 초 대당 91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01억 원으로 11%가량 상승했다.
중국 조선사의 '러브콜'도 국내 업체 실적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중국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 물량을 대폭 늘렸지만 현지 엔진 제작 업체의 생산 역량과 기술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실제 HD현대마린엔진은 올해 상반기 공시 기준 6199억 원을 수주했는데, 이 가운데 72%인 4463억 원이 중국 조선사 물량이었다. 중국발 주문이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 수주액만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6159억 원)을 넘어섰다.
한화엔진도 상반기 공시 기준 1조 4400억 원을 수주해 지난해 연간 수주액(1조 7700억 원)의 81%를 채웠다. 다만 중국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수주의 52%를 중국에서 채웠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중국발 주문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탱커(유조선) 신조 시장 호황으로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가 확대되고 있지만 엔진 공급 능력 확대는 이보다 느린 상황"이라며 "국내 업체의 수주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업계는 생산능력(CAPA·캐파)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화엔진의 경우 올해 3분기부터 4행정 중속엔진 생산을 시작한다. 4행정 엔진이란 크랭크축이 2회전하는 동안 흡입·압축·폭발·배기의 1사이클이 완성되는 엔진이다.
크랭크축 1회전에 1사이클에 완성되는 2행정 엔진에 비해 연료 효율은 높지만 출력이 낮아 대형 선박 기준 발전용 엔진으로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가스터빈 공급 부족으로 4행정 선박 엔진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발전원으로 급부상한 만큼, 수주로 이어질 경우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아페리온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투입될 총 684㎿ 규모 선박엔진 기반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도 엔진 생산 캐파 증설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2027년 일부 물량 계약부터 시작해 202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북미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주력 발전 엔진 납품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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